집과 같은 구조물을 지을 때 가장 기본적인 도구이다. 대개 두 종류가 있는데, 첫째, 네모난 긴 막대의 평평한 면에 홈을 길게 파고 여기에 물을 부어 측정하는 방식으로 좀 오래된 형식이다. 둘째, 수평과 수직을 함께 잴 수 있도록 고안한 준척(準尺)이 있다.
이것은 丁자를 거꾸로 세운 모양으로 가로대와 세로대를 직각으로 고정시키고, 세로대 끝에 다림줄을 드리워서 줄 끝에 추를 달아 수직과 수평을 측정하는 형식이다. 조선 후기에 편찬된 『재물보(才物譜)』에서는 수평을 정하는 기구를 준(準), 수직을 정하는 가구를 승(繩)이라 하였다.
이 용어는 사물의 준칙(準則)을 뜻하는 규구준승(規矩準繩)과도 관계가 있는데, 이 말은 중국 진(秦)나라 때 편찬된 『여씨춘추(呂氏春秋)』에도 이미 기록되어 있다.
또 『일본서기』에는 671년(문무왕 11)에 고구려인이 준(準)을 일본에 전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로 미루어 수평을 정하는 기구는 삼국시대에도 이미 있었으며, 이를 일본에 전할 만큼 발달되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