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보물로 지정된 시천견록 및 서천견록 중 일부. 12장. 목판본. 우리나라 최초의 유교경전 주석서인 『오경천견록(五經淺見錄)』의 하나이다.
『시천견록』에는 ‘시설(詩說)’이라는 작은 제목이 붙어있다. 유일본으로 『서천견록』과 합본되어 있다.
권근은 시의 기본정신을 논하면서 『입학도설』에서는 오경의 전체 속에서 성품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며, 선행을 권장하고 악행을 징계하는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지적한다. 또한, 체용론적 구조로 분석하면 시의 본체는 ‘진실한 생각(思無邪)’이며 응용은 ‘착한 마음을 감동시켜 분발하게 하며, 나태한 의지를 징계하는 것’이라 제시하고 있다.
『시천견록』의 첫머리에서 권근은 『시경』을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의 2편을 대조시키면서, “주남은 규문(閨門: 여성이 거처하는 내실)의 일로부터 말미암아 천하의 일에 통달하는 것이요, 소남은 천하의 일로부터 말미암아 규문의 일에 근본을 둔다.”라고 하여, 서로 내외와 본말이 일관하고 있음을 해명한다.
특히, 주남의 11편을 제가·치국·평천하의 『대학』적 체계로 해석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또한, 정풍(正風)은 인도(人道)의 바른길을 얻는 것이고, 변풍(變風)은 인도의 바른길을 잃는 것이라 하여, 인도를 표준으로 하는 『시경』의 기본정신을 확인하였다.
권근은 주희(朱熹)의 『시집전(詩集傳)』을 기준으로 하면서 철저한 윤리적 평가의식으로 『시경』의 이해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