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에 활동한 문인화가 홍세섭(洪世燮, 1832~1884)의 대표적인 영모화(翎毛畵)이다. 그의 영모화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 조류(鳥類)의 서식지 환경과 생태를 세밀하게 관찰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대담하고 간결한 구도를 배경으로, 암수 한 쌍의 생태와 다양한 동작을 과감한 수묵으로 표현하였다.
홍세섭 영모화를 구성하는 소재는 매작(梅鵲), 주로(朱鷺), 유압(遊鴨), 백로(白鷺), 야압(野鴨), 해로(海鸕), 낙안(落雁), 노안(蘆雁), 숙조(宿鳥)가 대표적이다. 이 중 「유압도」는 위에서 내려다본 오리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홍세섭의 독창적인 구도를 보여준다.
한편, 「야압도」의 '야압'은 청둥오리를 뜻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오리가 아닌 바닷가의 가마우지를 그린 것으로 새롭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그 명칭도 「해로도」로 변경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서로 유사한 구성과 화풍을 보이는 홍세섭의 영모화 병풍이 여러 소장처에 많이 전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원래 병풍으로 제작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영모도(翎毛圖)」 8점이 소장되어 있고, 호암미술관, 일주학술문화재단, 간송미술문화재단 등에도 그의 영모화가 전한다.
계절별 새를 소재로 한 홍세섭의 영모화는 조선 후기의 영모화 전통을 토대로 하면서도, 화가의 사실주의적 창작 태도에서 비롯된 참신하고 근대적인 감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