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매화를 함께 구성한 「월매도」는 어몽룡(魚夢龍, 1566~1617)의 묵매 작품 중 대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비단 바탕에 수묵으로 그렸으며, 크기는 세로 119.4㎝, 가로 53.6㎝이다.
‘월매도’라는 형식은 남송 시대 문인화가 조맹견(趙孟堅, 1199~1264)의 「나부효월도(羅浮曉月圖)」라는 그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림은 전해지지 않으나, 매화로 유명한 중국 광둥성[廣東省]의 나부산(羅浮山)에 새벽달이 비칠 때, 그 달빛을 받은 매화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어몽룡의 「월매도」는 매화와 달이 이루는 간결한 구도와 여백을 통해 전해지는 서정적인 분위기로 인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화면 하단의 해묵은 둥치는 비스듬히 비껴져 중간에서 끝이 부러지고, 새로 돋아나는 가지가 수직으로 기운차게 뻗어 올랐다. 매화 가지에는 매화꽃과 봉우리가 짙은 먹으로 찍혀 생기를 더하고 있다. 수직으로 뻗어 오른 가지 끝은 옅은 먹으로 주변이 바림된 둥근 달과 조화를 이루며 달밤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달과 매화를 함께 그린 구성은 조선시대 제화시와 여러 그림에서 확인된다. 15세기 문사인 서거정(徐居正)의 『사가집(四佳集)』 권31에 실린 「화매이십운봉교제(畵梅二十韻奉敎製)」의 “용뿌리 비스듬히 주름져 누워있고, 학가지 여위어 가파르게 솟아 있네[龍根橫偃蹇 鶴幹瘦崢嶸].”라는 구절은 수직 구도의 매화도가 이미 어몽룡 이전에도 그려졌음을 알게 한다.
16세기 초반에 활동한 김안국(金安國)과 김안로(金安老)의 제화시에도 매화도의 화면 구성과 구도를 알려주는 시구들이 있다. 이처럼 해묵은 둥치와 새로 난 마들가리로 조화를 이룬 고고한 매화도는 이미 15세기에도 그려졌다. 신사임당이나 이부인(李夫人) 전칭 작품으로 전하는 매화도 역시 그러한 전통을 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몽룡의 「월매도」는 매화도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그 절정에 이른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