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함종(咸從). 자는 견보(見甫), 호는 설곡(雪谷) 또는 설천(雪川). 판서 계선(季瑄)의 손자이며, 군수 운해(雲海)의 아들이다. 1604년(선조 37) 진천현감을 지냈다.
묵매(墨梅)를 잘 그려서 이정(李霆)의 묵죽(墨竹)과 황집중(黃執中)의 묵포도와 함께 당시의 삼절(三絶)로 불렸다. 중국인 양호(楊鎬)도 그의 묵매도를 보고 화격(畵格)이 대단히 좋다고 하였으며, 다만 거꾸로 드리운 모습이 없어 유감이라고 평한 바 있다. 그의 묵매화는 굵은 줄기가 곧게 솟아나는 간소한 구도와 단촐한 형태, 고담한 분위기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그의 화풍은 조속(趙涑)과 오달제(吳達濟)·허목(許穆)·조지운(趙之耘) 등의 묵매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는 특유의 직립식 구도를 비롯하여 묵매화에 새로운 전통을 형성하고 조선 중기 묵매의 한 전형을 이루었던 화가라 할 수 있다. 대표작으로는 「월매도(月梅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