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석(道釋)주1’이라는 용어는 북송대 화론서인 주2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때는 화목(畵目)을 구분하는 일환으로 기법과 형식에 관계없이 도교적 또는 불교적 소재의 그림을 모두 ‘도석’으로 다루었다. 다만 현재의 도석인물화는 신앙의 대상으로 제작된 작품보다는 심상을 표출하고 감상하기 위한 순수예술 작품을 범위에 두고 있다.
도석인물화는 이념적 기반인 도교나 불교의 유행이 선행하고, 종교적인 소재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뒷받침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었다. 중국은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시대에 정치적, 사회적 혼란으로 인해 도교와 불교의 교세가 확장되었고, 인물화가 많이 그려져서 도석인물화도 성행할 수 있었다. 이후 도석인물화는 점차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요구에 따라 주3이나 기법의 변화를 보이며 발전되어 왔다. 일본은 선종(禪宗)의 수용으로 인해 수묵 선종화 계열의 도석인물화가 유행하였다. 우리나라의 도석인물화 기원은 삼국시대까지 올라가고, 고려시대에 선종 회화가 보급되어 주4과 주5상 등을 그렸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은 유교를 이념적 기반으로 삼아 도교와 불교가 크게 위축되었지만, 화원이나 문인화가에 의해 사의(寫意)를 표출하는 감상화나 주6을 위한 실용적 성격의 그림이 제작되었다.
조선시대 도석인물화 중 도교적 소재는 장수(長壽)와 화복(和福) 등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신선이 소재가 되었다. 철괴(鐵拐), 종리권(鍾離權), 여동빈(呂洞賓), 장과로(張果老), 조국구(曹國舅), 한상자(韓湘子), 하선고(河仙姑), 남채화(藍菜和) 등의 팔선도(八仙)과 주7, 동방삭(東方朔), 주8, 수노인(壽老人), 유해섬(劉海蟾), 주9 등이 많이 그려졌다. 이 중에서 인기 있는 소재들은 단독상으로 혹은 여럿이 함께 군선도(群仙圖)로 표현되었다.
불교적 소재는 주10과 신장(神將), 나한, 승려 등이 있고, 선(禪)의 깨달음을 상징하는 인물들을 주로 그렸다. 대표적으로 선종의 조사(祖師)인 달마(達磨)와 선승인 주11, 주12, 주13, 그리고 주14과 나한(羅漢)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역시 단독상이나 군상으로 그려졌으며, 일화와 관련된 지물(持物)을 들거나 표정을 특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이 밖에 도교와 불교적인 인물상을 혼용하여 표현하거나 유 · 불 · 선(儒佛仙) 삼교의 주요 인물들을 함께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도석인물화는 조선 중기 이후의 작품이 많다. 대표적인 조선 중기 작품은 김명국(金明國)과 한시각(韓時覺)의 「달마도」나 「포대화상도」 등을 들 수 있다. 조선 후기에는 풍속화와 함께 도석인물화도 크게 유행하였다. 특히 독특한 인물 구성을 가진 군선도, 인물의 배치와 화면구성이 중국과는 다른 요지연도 등은 조선 회화의 특징을 보인다. 대표적인 화가로는 윤두서(尹斗緖), 정선(鄭敾), 심사정(沈師正) 등의 문인화가가 있고, 정조(正祖, 1776~1800 재위) 연간에는 김홍도(金弘道)를 필두로 한 화원들에 의해 뛰어난 작품이 많이 그려졌다. 조선 말기에는 장승업(張承業), 안중식(安中植), 조석진(趙錫晉) 등이 우수한 도석인물화를 남겼다. 조선의 도석인물화는 왕실과 사대부,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수용되고 많은 인기를 얻었던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