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종(張漢宗, 1768-1815)이 편찬하였다. 집안 대대로 화원이었으며, 장한종은 어해화(魚蟹畵)에 특히 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한종은 화원의 거두 김응환(金應煥)의 사위이며, 그의 아들 장준량(張駿良)도 어해화에 능했던 화원이다. 수원 감목관(監牧官)을 지냈다. 서문에서 『어수신화』를 지은 때를 밝히고 있는데, 자신이 수원감목관으로 있던 임신년(1812) 정월 편자의 재종숙이 방문했을 때 기록했다고 한다.
『어수신화』 이본은 총 5종이 있다. 유인본(油印本), 국립중앙도서관본, 고려대학교본, 성균관대학교본, 송신용(宋申用) 교열본 등이 있다. 이 중 고려대학교본은 ‘열청재어수록(閱淸齋禦睡錄)’, 유인본은 ‘어수신화(禦睡新話)’를 쓰고, 나머지는 모두 ‘어수록(禦睡錄)’을 표제로 썼다. 서문에 “책 제목을 '열청재어수신화'라 했다.”라는 말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책 제목은 ‘열청재어수신화’로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유인본과 송신용 교열본에는 130편이 수록되었지만, 나머지 책에는 모두 135편이 수록되어 있다.
제목은 ‘졸음을 막는 새로운 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어수신화』 자서 뒤에 "책 제목 그대로 잠을 쫓게 할 목적[禦睡之方]으로, 한가한 틈을 타서 항간의 말들, 고담, 자신이 겪은 일들 중에서 권징(勸懲)이 될 만한 것을 골라서 이 책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그래서 다른 패설집과 달리 자신의 술회에 해당하는 작품도 10여 편 가량이 실렸다. 책 제목은 보통 4언의 한문으로 정했다.
수록된 작품은 『태평한화골계전』에서 보았던 상층의 여유로운 양상을 담은 것도 있고, 그와 정반대로 사회적 모순 문제를 전면에 드러내기도 했다. 예컨대 「상소성명(相笑姓名)」은 방필정(方必正)과 홍여광(洪汝廣)이란 사람이 만나 통성명을 하고 웃었다는 내용이다. 방필정이란 이름에는 둥근 뜻이 전혀 없고, 홍여광이란 이름에는 세상 넓은 줄만 알고 하늘 높은 줄은 모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우스개는 전대 사대부들이 향유했던 여유로운 웃음과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의비향복(義婢享福)」은 여종이 도망하여 훗날 상전으로 모시던 주인집과 형제로 지내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는 봉건 신분 질서의 해체 양상을 드러낸 사례다. 가장 극단적인 양상을 보여준 것은 「홍생아사(洪生餓死)」로 굶주려 죽어야만 했던 몰락 양반의 처지를 그대로 담아내어 당시의 부조리한 면모를 느끼게 한다. 이 밖에도 성과 관련된 이야기도 38편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어수신화』는 상층의 전유물이 중인층에게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대의 여유로움을 지향한 문예 전통을 이어받았으면서도, 그 이면에서는 다양하게 변모하는 사회적 흐름을 외면하지 못했던 이원적 가치관의 일단을 보여준다는 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양상은 신분 사회의 동요가 빈번한 가운데서 문학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