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다른 논설들과는 달리 저작년대가 불확실하다. 음양론(陰陽論)에 의하면 불은 뜨겁고 물은 차기 마련인데 어떻게 뜨거운 물(온천)이 존재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사과학적 철학적 해명을 담고 있는 짤막한 글이다. 『화담집』에 수록되어 있다.
그에 의하면 음(陰)과 양(陽)은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교호착종의 복합체이므로 음 속에 양이 있고 양 속에 음이 있다. 예를 들어 가령 유황은 음인 흙이지만 불을 붙이면 폭발하는 것을 보면, 또 석회 역시 음인 흙이지만 물을 부으면 끓어오르는 것을 보면, 그들 속에 양인 불이 함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음인 대지를 양인 해가 돌고 돌면서 빛을 쪼이면 땅의 빈 곳에 이 열이 저장되는데, 이 자리에 물이 스며들면 불이 물을 받아들여 물이 뜨거워진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 같은 설명을 기초로 음양의 일반적인 성격과 가치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킨다. 즉, 뜨거운 물은 가능하지만 차가운 불은 가능하지 않다. 그 이유는 불인 양은 물인 음을 포용하지만 반대는 불가능하므로 양이 보다 온전하고 자율적이며 고귀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서경덕은 “군주는 신하를, 지아비는 지어미를 통어하고, 나아가 군자는 소인을, 문명(中國)은 야만(夷狄)을 복종시킬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 같은 음양의 위상차가 자연의 필연적 이치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