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7년(정조 1) 양공(良工) 정총(定聰), 도한(道閑) 등 11인의 비구가 함께 제작한 영산회상도이다. 비단 바탕에 채색하였고, 크기는 세로 267.5㎝, 가로 235㎝이다. 원래 용연사에 봉안되었으나 현재는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불화는 다른 영산회상도에 비하여 협시와 권속의 수는 줄었지만, 「해인사 영산회상도」(1729)의 구조적인 전통을 이어받아 상승효과를 지닌 구도상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본존불이 중상단부를 차지하고 있지만 하단과 좌우의 여백이 비교적 많아 다수의 권속을 묘사하고 있는데, 일렬로 나란히 배치한 4천왕·10보살·10대제자·4분신불, 구름 위에 둥실 떠서 내려다보고 있는 신중(神衆)들 등은 본존불을 향해서 사다리꼴로 배치되어 있어서 본존불에게 시선을 집중하는 효과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집중효과를 내게 하는 구도는 해인사 불화와 다른 면이지만 나란히 배치된 4천왕, 아난·가섭존자가 보살 사이에 놓인 점, 상승효과를 나타낸 점 등은 비슷한 구도라 하겠다.
화려한 모란·보상무늬를 바탕으로 한 커다란 광배를 배경으로 결가부좌한 본존불의 둥글고 원만한 얼굴 모습, 당당하게 균형잡힌 체구, 각진 어깨로 인한 4각형의 상체, 우견편단의 착의법 등은 해인사 불화의 본존불과 흡사한, 당시로서는 위엄있는 불상 모습을 잘 살려내고 있다.
여기에 붉은색·녹색의 은은한 배색과 화려한 꽃무늬와 가지가지 옷무늬들의 조화로 장중한 불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는 수작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