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

고리 원자력발전소
고리 원자력발전소
과학기술
개념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 연쇄반응을 통해서 발생되는 에너지.
정의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 연쇄반응을 통해서 발생되는 에너지.
개설

우라늄-235나 플루토늄-239 등의 원자핵은 중성자와 충돌하면 분열하면서 2-3개의 중성자와 에너지를 방출한다. 중성자는 다른 원자핵과 충돌하고 이때 다시 중성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핵분열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이것을 핵분열 연쇄반응이라고 하는데, 이때 질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아인슈타인의 E=mC2에 따라 매우 많은 양의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방출되게 하면 원자폭탄에 이용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서서히 방출되게 하면 원자력발전소나 핵잠수함에 이용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핵분열 연쇄반응을 통해서 발생한 에너지로 물을 끓여서 수증기를 만든 후 수증기로 증기 터빈과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한다.

연원 및 변천

2차대전 후 미국에서는 원자력을 원자탄이 아니라 전기 에너지 생산에 이용하는 소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Atoms for Peace) 계획이 발표되었고, 이에 따라 미국, 영국 등지에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었다. 그후 프랑스, 일본, 독일, 캐나다뿐만 아니라 인도나 한국에도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와 연구용 원자로가 퍼져갔다. 초기에 개발되어 보급된 원자로는 비등수로, 흑연감속로, 가압경수로, 중수로 등이었고, 그후 플루토늄을 이용하는 고속증식로도 개발되었다.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던 구 소련에서는 자체 기술로 RBMK 등 다른 형태의 원자로를 개발하여 발전에 도입했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핵분열시 많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 생성되고 이들 물질이 붕괴할 때 다량의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1986년에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유럽 대부분의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켰고, 이로 인해 서유럽의 많은 나라는 원자력발전을 하지 않거나 줄여가는 정책을 취하게 되었다.

내용

원자력을 동력으로 이용한 최초의 사례는 원자력잠수함이다. 물속에서 오랫동안 항해해야 하는 잠수함에게 화석연료에 비해 아주 적은 양의 연료로도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자력이 가장 적합한 동력원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후 1950년대에 영국에서 흑연감속로, 미국에서 비등수로나 가압경수로를 이용한 발전소가 건설되었고,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등지에도 원자력 발전소가 세워졌다.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 건설된 발전소는 비등수로나 가압경수로형의 원자로를 이용하고 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각국 정부와 과학자들은 원자력이 에너지를 값싸게 무한정 공급함으로써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줄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원자력의 이용이 매우 큰 위험을 수반하며, 따라서 많은 안전 장치와 고도로 훈련받은 전문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안전문제, 방사성 폐기물 처분, 사용후 원자로의 폐기 등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이 화력발전에 비해 경제적이 아니라는 것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1970년대에 미국에서는 새로운 원자력발전소의 건설 계획이 거의 세워지지 않았다.

반면에 화석연료를 대부분 수입하는 일본, 한국, 서유럽 국가에서는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1986년 4월에 옛소련 체르노빌에서 대규모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 미국뿐만 아니라 서유럽에서도 원자력발전은 급격한 쇠퇴기를 맞게 된다. 전세계에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만 원전을 확대하는 정책을 지속한다. 이러한 추세는 2000년대에 기후변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전세계적으로 형성되면서 변화를 맞는다.

기후변화를 막거나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내놓지 않는 원자력발전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어 원자력 르네상스기가 도래한 것 같았다. 미국과 서유럽에서도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가동중인 원자로의 수명이 끝난 후 폐쇄하지 않고 20년 정도 수명을 연장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2011년 3월에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상황은 다시 바뀌어서 독일에서는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완전히 폐쇄하기로 결정하는 등 원자력 정책을 재검토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원자력은 자연을 근원에서 지탱하는 원자핵을 쪼갤 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고, 이때 자연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오랫동안 방사능을 내뿜는 많은 핵분열 물질이 생성된다. 또한 원자폭탄 연구의 부산물로 얻어진 것으로 원자폭탄 제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인도에서는 평화를 위한 원자 계획에 따라 도입한 원자로를 이용해서 원자폭탄을 만들었고, 한국에서도 이승만 정권은 원자력 연구를 통해서 원자폭탄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박정희 정권에서는 원자력 연구기관인 원자력연구소에서 실제로 원자폭탄 제조 연구를 수행했다.

원자력의 이용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고에서 드러났듯이 대단히 큰 위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십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 결과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오스트리아, 필리핀 등이 원자력발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후쿠시마 사고의 여파로 앞으로 더 많은 국가에서 원자력 이용을 포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원자력발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하지만, 국민 다수는 전기를 얻기 위해서는 원자력을 계속해서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앞으로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재활용)하고 고속증식로(액체금속로)를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고속증식로가 개발되면 우라늄을 수입하지 않고 재처리로부터 얻어진 우라늄과 플루토늄만 가지고도 수백년 이상 원자력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원자폭탄 이야기』(리처드 로즈, 문신행 옮김, 사이언스 북스, 2003)
『에너지대안을 찾아서』(이필렬, 창비, 1999)
Mycle Schneider, The 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2010-2011, Paris, Berlin, Washington, April 2011
관련 미디어 (2)
집필자
이필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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