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후 미국에서는 원자력을 원자탄이 아니라 전기 에너지 생산에 이용하는 소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Atoms for Peace) 계획이 발표되었고, 이에 따라 미국, 영국 등지에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었다. 그후 프랑스, 일본, 독일, 캐나다뿐만 아니라 인도나 한국에도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와 연구용 원자로가 퍼져갔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핵분열시 많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 생성되고 이들 물질이 붕괴할 때 다량의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1986년에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유럽 대부분의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켰고, 이로 인해 서유럽의 많은 나라는 원자력발전을 하지 않거나 줄여가는 정책을 취하게 되었다.
원자력을 동력으로 이용한 최초의 사례는 원자력잠수함이다. 물속에서 오랫동안 항해해야 하는 잠수함에게 화석연료에 비해 아주 적은 양의 연료로도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자력이 가장 적합한 동력원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후 1950년대에 영국에서 흑연감속로, 미국에서 비등수로나 가압경수로를 이용한 발전소가 건설되었고,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등지에도 원자력 발전소가 세워졌다.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 건설된 발전소는 비등수로나 가압경수로형의 원자로를 이용하고 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각국 정부와 과학자들은 원자력이 에너지를 값싸게 무한정 공급함으로써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줄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원자력의 이용이 매우 큰 위험을 수반하며, 따라서 많은 안전 장치와 고도로 훈련받은 전문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안전문제, 방사성 폐기물 처분, 사용후 원자로의 폐기 등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이 화력발전에 비해 경제적이 아니라는 것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1970년대에 미국에서는 새로운 원자력발전소의 건설 계획이 거의 세워지지 않았다. 반면에 화석연료를 대부분 수입하는 일본, 한국, 서유럽 국가에서는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1986년 4월에 옛소련 체르노빌에서 대규모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 미국뿐만 아니라 서유럽에서도 원자력발전은 급격한 쇠퇴기를 맞게 된다. 전세계에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만 원전을 확대하는 정책을 지속한다.
이러한 추세는 2000년대에 기후변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전세계적으로 형성되면서 변화를 맞는다. 기후변화를 막거나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내놓지 않는 원자력발전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어 원자력 르네상스기가 도래한 것 같았다. 미국과 서유럽에서도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가동중인 원자로의 수명이 끝난 후 폐쇄하지 않고 20년 정도 수명을 연장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2011년 3월에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상황은 다시 바뀌어서 독일에서는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완전히 폐쇄하기로 결정하는 등 원자력 정책을 재검토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원자력의 이용은 많은 대형 사고를 불러왔다. 1979년에는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에서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노심용융(멜트다운) 사고가 있었고, 1986년에는 옛소련 체르노빌 원전에서 핵분열 반응이 제어되지 않고 마구 일어나 거대 폭발이 일어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수십명이 사망했고 그후 사고 수습을 위해 투입되었다가 방사능 피폭을 당한 수천-수만명의 작업자가 사망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은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는 폐허 상태이고, 살아있는 작업자들은 피폭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2011년 3월 11일에는 일본 동북부의 후쿠시마 원전에서 4기의 원자로가 폭발해서 방사성 물질이 일본 전역과 태평양으로 퍼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로 인해 노심이 녹아내렸고, 강철로 된 압력용기를 뚫고 콘크리트 격납용기까지 내려갔다. 노심의 열을 식히기 위해 주입된 많은 양의 물은 바다로 흘러들어가 그 일대의 해산물을 방사능으로 오염시켰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20km 안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모두 이주했는데, 수십년 안에는 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의 이용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고에서 드러났듯이 대단히 큰 위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십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 결과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오스트리아, 필리핀 등이 원자력발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후쿠시마 사고의 여파로 앞으로 더 많은 국가에서 원자력 이용을 포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원자력발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하지만, 한편으로는 전기를 얻기 위해서는 원자력을 계속해서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은 앞으로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재활용)하고 고속증식로(액체금속로)를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고속증식로가 개발되면 우라늄을 수입하지 않고 재처리로부터 얻어진 우라늄과 플루토늄만 가지고도 수백년 이상 원자력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현재 한국에서는 4개의 원자력발전소 단지에서 23기의 원자로가 돌아가고 있고, 5기가 건설 중(신월성 2호기,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3·4호기), 2기가 건설 준비 중(신고리 5·6호기, 부지선정 완료)이며, 2기(신한울 3·4호기)는 건설 준비를 심의할 예정이다. 전체 전력 소비 중에서 원자력의 비중은 2010년에 35%에 달했다. 전체 일차에너지 소비 중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에 13.1%였다. 한국 정부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에도 원자력 확대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전체 전력소비 중 원자력의 비중은 59%, 일차에너지 중 비중은 27.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의 수는 2011년 4월 현재 437기이고, 세계 전력 소비의 13%를 공급하고 있다. 이 비율은 원자력발전은 거의 정체 상태인 반면 전력 소비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많은 양의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은 오랜 기간 동안 방사능을 내뿜는 위험한 물질로 생태계로부터 수백년에서 수만년 동안 격리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높은 수준의 방사능을 방출하는 방사성 폐기물이 완벽하게 처분된 사례는 없다. 원자력발전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을 거의 내놓지 않고 무한정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핵융합은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유럽연합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이 참여하는 ITER라는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서 세계 각국 출신의 과학자들이 투입된 에너지보다 산출된 에너지가 더 많은 핵융합로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