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복원론 ()

유교복원론
유교복원론
유교
문헌
1910년대에 이병헌이 근대 유교 개혁 사상의 이론을 체계화 한 유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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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1910년대에 이병헌이 근대 유교 개혁 사상의 이론을 체계화 한 유교서.
서지적 사항

1책. 1919년 중국 칭다오(靑島)의 동문인쇄국(同文印刷局)에서 작은 책자(60쪽)로 간행된 활자본이 있고, 캉유웨이(康有爲)의 제자 왕량밍(王良鳴)의 서문(1925년)이 붙어 있는 필사본이 있다.

내용

『유교복원론』은 이병헌이 1919년 당시 중국을 여러 차례 왕래하면서 변법사상(變法思想)과 공교운동(孔敎運動)의 지도적 역할을 하던 캉유웨이를 찾아가 그의 지도를 받아 유교 개혁론을 전개한 것으로써, 이 시대 유교 개혁 사상의 대표적 저술로 평가된다. 『유교복원론』의 구성은 「유고복원론」편의 끝에 「천학(天學)」편이 부록으로 붙어 있어서 사실상 2권의 책을 묶어 놓은 형식을 띠고 있다. 문체에서도 「유교복원론」편과 「천학」편이 모두 문답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병헌은 「유교복원론」편 서언(敍言)에서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을 “공자의 원상(原狀)에 회복되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유교를 복원시키고자 하는 목적의식은 이 책을 일관하는 정신이다. ‘복원’의 의미에는 당시의 왜곡되고 붕괴된 유교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내포하고 있다. 유교를 전제주의(專制主義)라 단정하면서 20세기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비판에 대응해서 그는 유교의 종교상과 사회적 역할을 회복시키고자 한다.

「유교복원론」편의 체계는 유교의 10주제[명의(名義)·성질·종지(宗旨)·윤리·범위·연혁·전포(傳布)·교제(交際)·희망·결과]에 대한 98조목의 문답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질문자는 유교에 대한 비판가와 보수적 옹호자 등 당시의 지식인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천학」편도 하늘에 관한 10주제[형체·성정(性情)·주재(主宰)·변화·부위(部位)·감응·도수(度數)·원소(原素)·동정(動靜)·종종(終終)]에 대한 73조목의 문답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학」편의 서언은 유교의 근본이 하늘[天]에 있기 때문에 「천학」편을 부록으로 붙였음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유교를 ‘공자의 교’라 정의하고, 공자를 교주로 확립시킴으로써 유교의 진정한 모습을 찾고자 한다. ‘복원’의 의미를 ‘경전에 비추어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反經歸本)’으로 제시하면서,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과 비교하기도 한다. 또한, 유교와 서방 종교(불교와 기독교)를 비교하면서, 기독교와 불교는 ‘위로부터 아래로 이르는 것’이지만, 유교는 ‘아래로부터 위로 이르는 것(下學而上達)’이라고 그 차이를 지적한다.

나아가 공자를 중국의 옛 성인보다 초월적이고, 석가나 예수보다 현실적이라고 함으로써 유교의 종교적 특성을 지적한다. 또한, 공자 이후 공자기원(孔子紀元)을 쓸 것과 공교의 보존(保敎)을 기본 임무로 강조하면서, 보편성·현실성·진보성을 공교의 기본 성격으로 지적한다.

『예기』 「예운」편의 대동개념(大同槪念)을 세계 진화의 이념을 지닌 유교의 사회 윤리로 제시하면서, 유교가 중국에서만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성을 띠고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신도(神道)’로 가르침을 베푼다는 방법과 공양삼세론(公羊三世論)으로 일대변혁을 해 유교의 원상을 만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유교의 교세가 불교나 기독교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원인을 교조숭배관념(敎祖崇拜觀念)의 부족, 사회 공공 사상의 부족, 교통수단의 부족, 쇄국주의로 분석한다. 또한, 공자의 교가 우월한 점으로서 진지(眞知) 위주, 예양(禮讓) 위주, 대동(大同) 위주로서 문명시대·평화시대·세계시대에 일치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나아가 그는 유교를 전포하는 방법으로 교당을 건립하여 공자를 섬길 것, 경전을 번역하고 천하에 반포할 것, 교사(敎士)를 선정해 천하에 설경(說經)할 것 등 구체적 조목을 제시하였다. 그는 신앙의 자유를 전제로 타 종교에 대한 공격을 반대하면서, 세계의 모든 종교가 합일될 것이요, 유교가 합일시킬 것이라는 신념을 밝힌다. 나아가 유교의 발상지는 우리나라와 관계가 있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천학」편에서는 천체에 관한 서양 과학 지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천지의 변화에 조화(造化)하는 주재자인 상제(上帝)가 있음을 밝힌다. 이 상제는 우리 마음에서부터 세계 안이나 우주 밖에까지 없는 곳이 없다고 주장한다. 태극은 상제의 대명사요, 상제는 실제로 태극의 주인이라고 상제의 주재성을 밝히면서, 마음이 영혼을 떠나서 설명될 수 없듯이 상제의 본질을 신(神)이라 규정하고 있다.

또한, 예수와 공자가 하늘을 섬기는 방법에서 다르지만 지성(至誠)에서는 일치하며, 석가와 공자는 철학을 밝히는 공부가 다르지만 그 경지에서는 일치한다고 공자의 포괄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공자의 정신은 『주역』[신명계(神明界)의 서(書)]·『중용』[배천(配天)의 지(旨)]·『춘추』[삼세(三世)의 지(志)]·「예운(禮運)」[대동(大同)의 의(義)]을 기초로 하여 장래 최대 종교로 등장할 것임을 논증하고 있다.

당시 서양에 천문학이 발달하지만 무신론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동양인은 서양의 물질과학이 필요하고, 서양인은 동양의 섭리 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동서의 상호보완을 지향하고 있다. 나아가 서양 과학을 긍정하면서도 장래에 궁극적으로는 공자의 도가 확립될 것이라는 신념을 밝힌다.

『유교복원론』은 위정척사론의 시대가 지난 뒤에 기독교의 압력 앞에 붕괴된 유교를 재건하기 위해 기독교적 방법을 수용하면서 유교적 종교 개혁을 시도한다. 공자를 절대 유일의 교조로 내세우고, 상제를 주재자로 강조해 신이 있는 종교로 정립한다. 또한, 경전적 개념을 새롭게 조명해 개혁 유교의 이념을 이끌어 내고, 선교적인 포교 방법을 제시한다. 나아가 유교와 타 종교의 평등한 지위를 요구하면서 유교의 궁극적 우월성에 대한 신념을 천명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전환기에 전통 종교를 개혁해 근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시도로서, 한용운(韓龍雲)의 『불교유신론』과 견줄 수 있는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이병헌이 추구한 복원해야 할 유교의 원상은 유교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전통 사상으로서의 유교는 항상 그 시대의 현실 속에서 새롭게 해석되어야만 그 본질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 현실 속에서의 재해석은 곧 미래를 지향하는 해석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유교복원론』은 한국 근대 사상사에서 유교 개혁론의 참신한 시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참고문헌

『이병헌전집(李炳憲全集)』(아세아문화사, 1989)
『한국근대(韓國近代)의 유교사상(儒敎思想)』(금장태, 서울대학교출판부, 1989)
「진암이병헌(眞菴李炳憲)의 유교개혁사상(儒敎改革思想)과 공자교운동(孔子敎運動)에 관한 연구(硏究)」(정규훈, 한국학대학원석사학위논문, 1984)
「한국공자교(韓國孔子敎)에 관한 연구」(김유택, 성균관대학교대학원석사학위논문, 1984)
관련 미디어 (2)
집필자
금장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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