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약(面約)이라고도 한다. 혼담이 오고간 뒤 혼인에 합의를 보고 허혼하기까지의 과정이 여기에 해당된다. 『사례편람』에 따르면 의혼은 납채를 하기 전까지의 단계를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중매를 하고 택혼(擇婚)의 조건을 따져보고 궁합을 본 뒤 간선(看選)을 하고 청혼과 허혼을 하는 것이다.
이 때 중간에 든 사람이 오가기도 하나 의사전달은 서신으로 하였다. 중매는 혼기를 앞둔 낭재(郎材)와 규수(閨秀)가 있어도 당사자 집에서 직접 의혼을 하기 어려우므로 발이 넓은 중매인을 통하게 된다.
택혼조건을 따지는 것은 문벌·용모·성품·학식 등을 파악하는 것으로서, 까다롭게 할 경우 당사자의 친가와 외가뿐 아니라 진외가까지도 범위를 확대하여 유전병의 유무 등 여러 가지를 자세히 살핀다. 중매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궁합을 보고 간선을 한다.
궁합은 당사자의 사주(四柱)를 오행(五行)에 맞추어보는 것으로, 대개 전문으로 보는 사람에게 맡긴다. 간선은 규수의 아버지가 중매인과 같이 낭재를 만나본 뒤 마음에 들면 낭재 쪽에서 규수를 보도록 청하는 것이다. 간선은 당사자의 부모가 직접하지 않고 상대방이 모르게 제삼자가 하는 경우도 있다.
간선으로 혼인의사가 생기면 청혼을 하는데 먼저 낭재 쪽에서 규수집으로 청혼서신을 보낸다. 규수 쪽에서는 허혼서신을 보내어 혼인의사를 밝힌다. 오늘날에는 전통시대의 이러한 의혼의 과정을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