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혼(回婚) 또는 회근(回卺)이라고도 한다. 유교적인 예속의 하나로, 어느 시대부터 행해졌는지는 문헌상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조선시대 사족(士族)을 존중하는 사회에서 성행하였으며 최근까지도 간혹 행하여지고 있다. 이 회혼잔치는 자손들이 주로 그 부모를 위해서 베푼다. 자손과 친지들이 모인 중에 늙은 부부는 혼례의 복장을 갖추고 혼례의식을 다시 하며 자손들의 헌수(獻壽:주인공에게 장수를 비는 뜻으로 술잔을 올림)와 친지들로부터 축하를 받는다. 헌수의 절차는 대개 큰상을 차려놓고 장남부터 차례로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한다. 그 다음은 출가한 딸의 내외가 하고, 이어서 친척들이나 하객들이 축배를 올리며 시문(詩文)을 지어서 바치기도 한다.
잔치의 규모는 자손들의 재력이나 직위에 따라 대소의 차이는 있다. 사람의 수명이 길지 못하였던 과거에는 회혼례란 극히 보기 드문 일로서 여러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때문에 조선 후기에 오면 높은 관직을 지내고 있거나 이미 지낸 바 있는 인사의 경우, 나라로부터 궤장(几杖:나라에서 국가에 유공한 늙은 대신에게 내려주던 안석과 지팡이)이 하사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자손 중에 회혼을 맞는 부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식이 있다면, 결코 행복한 일이 못 된다 해서 기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회혼례는 유교를 신봉하던 전통사회에서 특히 효(孝)의 사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뜻과 혈연과 문중 중심인 가족주의하에서 자기 가문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의미도 있었다. 근래에는 혼인이 늦어 수연으로는 회갑(回甲)이 주이지만, 옛날에는 회갑·회방(回榜:과거에 급제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회혼을 3대 수연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