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규장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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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에 김시습(金時習)이 지은 한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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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 초기에 김시습(金時習)이 지은 한문소설.
내용

조선 초기에 김시습(金時習)이 지은 한문소설.

원본은 전하지 않고 일본 동경에서 목판본으로 간행된 작자의 소설집 『금오신화(金鰲新話)』「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과 함께 5편이 전한다.

국내의 것으로는 김집(金集)의 수택본 한문소설집에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와 더불어 필사된 것이 있다.

「이생규장전」은 전반부에서는 이생과 최랑(崔娘)이라는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었다. 후반부에서는 홍건적에게 최랑이 죽자 현세에서의 사랑을 다하지 못하여 병이 들어 죽는다는 내용으로 죽은 여자의 사랑을 다룬 애정소설이다. 특히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사랑을 다루었다는 점을 주목해 명혼소설(冥婚小說)이라 부르기도 한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송도에 사는 이생(李生)이라는 총각이 학당에 다니다가 노변에 있는 양반집의 딸인 최씨녀를 알게 되어 밤마다 그 집 담을 넘어 다니며 밀연을 계속하였다.

아들의 행실을 눈치챈 이생의 부모가 이생을 울주(울산)의 농장으로 보냈다. 둘은 서로 만나지 못해 애태우다가 최씨녀의 굳은 의지와 노력으로 양가부모의 허락 아래 혼인을 하였다.

이생이 과거에 급제함으로써 행복이 절정에 달하였다. 그러나 홍건적의 난으로 양가 가족이 모두 죽고 이생만 살아남아 슬픔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 최씨녀가 나타났다. 이생은 그가 이미 죽은 여자인 줄 알면서도 열렬히 사랑하는 나머지 반갑게 맞아 수 년간을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날 최씨녀는 이승의 인연이 끝났다며 사라졌다. 이생은 최씨녀의 뼈를 찾아 묻어준 뒤에 하루같이 그리워하다가 병을 얻어 죽었다.

「이생규장전」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우리나라 사람을 등장 인물로 하였다는 점에서 자주적인 성격을 지닌 작품이다. 전반부는 주인공이 효라는 도덕규범을 파괴해가면서까지 힘겹게 사랑을 성취해가는 과정이다.

후반부는 강렬한 사랑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좌절되어 가는 과정이지만 사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사랑을 반대하는 부모와 홍건적이라는 세계의 횡포에 대한 주인공들의 저항을 그려 내면서, '죽음을 초월한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이라는 인간의 자유로운 삶에 대한 지향을 드러내고 있다.

「이생규장전」에는 죽은 여자가 산 사람처럼 나타나 활동하기도 한다. 이때의 죽은 여자는 전설에서처럼 문자 그대로의 죽은 여자가 아니라 열렬한 사랑의 의지와 그것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세계가 대결하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역설(逆說)이다.

「이생규장전」에서 남녀 주인공의 혼인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심각한 장애에 부딪히는 것은 두 가문의 신분 차이 또는 문벌 차이에 기인한 것이다.

이것은 15세기 후반의 신흥사류의 일원이었던 김시습의 처지 및 현실적 갈등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다. 결말의 비극성과 더불어 작품의 비극적 성격도 뚜렷한 특징을 이룬다.

「이생규장전」은 우리 소설사를 선도한 소설유형인 전기소설(傳奇小說) 작품이며, 정교한 구성과 강렬한 작가의식이 문학적 가치를 높여준다.

참고문헌

『한국전기소설의 미학』(박희병, 돌베개, 1997)
『조선시대의 애정소설』(박일용, 집문당, 1993)
『한국소설의 이론』(조동일, 지식산업사, 1977)
『금오신화』(이가원 역주, 통문관, 1959)
「금오신화고찰」(김일렬,『조선전기의 언어와 문학』, 형설출판사, 1976)
「현실주의적세계관과 금오신화」(임형택,『국문학연구』13, 서울대학교,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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