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왕후가 다섯 공주 등에게 내린 언간이다. 한글 편지로, 둘째 공주 숙명(淑明)에게 53건, 셋째 공주 숙휘(淑徽)에게 16건, 기타 1건 등 모두 70건이다.
숙명공주에게 쓴 53건은 현존하는 『숙명신한첩(淑明宸翰帖)』에 들어 있고, 숙휘공주에게 쓴 16건은 『숙휘신한첩』에 전하고 있다.
이들 원문은 근래에 간행된 『친필언간총람(親筆諺簡總覽)』·『언간(諺簡)의 연구』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내용은 일반 생활의 안부지만, 무대가 궁중과 사대부가의 사연인 만큼 궁중 풍속, 정치 사건 등도 포함되어 흥미롭다.
기타 1건은 『효종대왕재심양신한첩(孝宗大王在瀋陽宸翰帖)』에 전하는 것으로 친정 오빠 장선징(張善徵)에게 쓴 것이다. 시기는 청나라에서 귀환한 뒤이다. 인선왕후는 많은 한글 편지를 남겼으며, 국문학 관계, 특히 중국 소설 언해(諺解)를 다독한 흔적이 그의 편지 내용에 보인다.
즉, 편지에 「녹의인전(綠衣人傳)」·「하북이장군전(河北李將軍傳)」·「수호전(水滸傳)」을 서로 교환해 본 기록이 있다.
이 작품은 중국 소설의 언해 시기, 독자 상황, 부녀자와 국문 소설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귀중한 사료가 된다.
“녹의인뎐은 고텨 보내려ᄒᆞ니 깃거ᄒᆞ노라”, “하북니장군뎐 간다 감역집의 벗긴 ᄎᆡᆨ ᄎᆞ자 드러올제 가져 오나라”, “슈호뎐으란 ᄂᆡ일 드러와셔 네 ᄎᆞᆯ혀 보내여라” 등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그 밖에 문체·어휘·민속·정치·역사 등의 분야에도 많은 기록이 있다. 그의 필적을 통해서 한글 서체(書體)를 감안할 때, 효빈체(效嚬體)에서 궁체(宮體)로 넘어가는 과정에 속하는 것이나 궁체에 가까운 위치에 있다. 특히, 인선왕후의 편지가 양적으로 많은 까닭에 이 언간은 조선 중기 여인들의 언간과 더불어 학문적 가치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