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놀이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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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에 인현왕후가 친정 여아들의 교육용으로 만든 어린이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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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 후기에 인현왕후가 친정 여아들의 교육용으로 만든 어린이놀이.
내용

원명은 ‘규문수지여행지도(閨門須知女行之圖)’이다. 여행도는 인현왕후가 폐출되어 친가에 머무는 동안(숙종 15∼20)에 자신의 소일과 친정 여아들의 교육용으로 손수 만든 놀이기구이다.

남성사회에서 유행한 성불도(成佛圖) · 종경도(從卿圖) · 승경도(勝景圖)’를 본뜬 것으로, 가로 70㎝, 세로 90㎝의 장방형 대지에 119항목으로 짜인 행마도면(行馬圖面)은 마치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 · 『내훈(內訓)』 · 『여사서(女四書)』 등을 도식화(圖式化)한 것 같다.

내용은 인물 · 선행목 · 악덕목의 셋으로 구분하였다. 인물은 악녀 난정(蘭貞, 尹元衡 첩) · 열녀 김씨(金氏撲虎, 鮮朝) · 효녀 설씨(薜氏分鏡, 新羅) 등 국내 인물과 경강(敬姜) · 맹모(孟母) · 태임(太姙) 등 중국 인물로 모두 40여 항목이다. 악덕목은 탐식(貪食) · 기주(嗜酒) · 불효(不孝) · 불부(不夫) 등 36항목, 선행목은 청검(淸儉) · 독서(讀書) · 안빈(安貧) · 치산(治産) · 교자(敎子) 등 29항목으로 되어 있다.

인물에는 주로 중국 인물이지만 우리나라 효열부도 있고, 악처의 대표로 난정(蘭貞)이 들어 있음이 흥미롭다. 항목 표기는 한자(漢字)로 했으나 한글로 해설을 소자로 붙였음은 부녀자를 위한 때문이다.

도판의 중앙부에 “도판의 작자 인현왕후가 친정 자녀의 교육용으로 만들었으며, ‘내가 입궁(入宮)한 뒤에도 내 얼굴을 대하듯 하라.’고 부탁했다는 사연 등을 신해(辛亥, 영조 7, 1731)년에 단암(丹巖: 文忠公 閔鎭遠, 王后의 男弟)이 기록한 것을 또다시 다음 61년 뒤 임자(壬子, 正祖 16, 1792)년 초여름에 현손(玄孫) 모가 옮겨 적었다.”는 내용을 한글 음으로 적고 있다.

따라서 현존 ‘여행도’의 전사자의 성명은 불분명하나 민진원(閔鎭遠)의 외현손 중의 한 사람이며 그 시기도 전기 정조 16년(1792)임이 확실하다.

기록의 원문을 옮기면 “녀ᄒᆡᆼ도ᄂᆞᆫ 인현황후 슈ᄉᆞ시도(手寫是圖) 교계아선고조모민씨(敎誡我先高祖母閔氏) 특이시도총혜(特以是圖寵惠) 약왈(若曰) 슉여샹유(淑女常遊) 노이좌우(老而左右) 금낭샹니(襟囊常裡) 부이시도(附以是圖) 용체별후안면(用替別後顔面)ᄒᆞ노라. 신ᄒᆡ문충공민진원(辛亥文忠公閔鎭遠) 호단암필운(号丹巖筆云)니라. 님ᄌᆞ초하(壬子初夏) 현손모등츌(玄孫某騰出)”이라고 하였다.

위 사정을 살피건대 당초에 인현왕후가 폐출년간(숙종 15∼20)에 친정 여아들의 교육과 자신의 견회(遣懷)를 위해서 이 <여행도>를 제작한 것인데, 그 뒤에 민진원이 설명을 붙여 보전하던 것을 외현손의 한 사람이 다시 등출한 것이 현존함을 알 수가 있다. 그 뒤에 또 전사하여 널리 전할 수도 있었겠으나 현재까지 이본(異本)이 나타나지 않음을 볼 때 그 유통과 놀이가 극히 특수층에 국한되었으리라고 본다.

유희의 방법은 6면체의 주사위에 6면체의 주사위에 ᄉᆞ(肆) · 위(僞) · ᄌᆡ(才) · ᄒᆡᆼ(行) · 경(敬) · 셩(聖)을 표시하여 던져서 행마(行馬)를 하는 것은 성불도 · 종경도 · 승경도 놀이의 원리와 같다. 1점은 ᄉᆞ(肆), 2점은 위(僞), 3점은 ᄌᆡ(才), 4점은 ᄒᆡᆼ(行), 5점은 경(敬), 6점은 셩(聖)으로 구분하여 우열을 다툰다. 최하에 즘ᄉᆡᆼ(禽獸)→김아(金娥)→난정(蘭貞)에서 시작하여 위로는 맹모→경강→태임까지 올라가면 끝나게 되어 승부를 가리게 된다. 흥미를 돕기 위해서 여러 가지 규정을 중간에 설정하면 오락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 ‘규문수지여행지도’는 전술한 바와 같이 작자와 연대, 내용이 확실한 것으로서 문헌적 가치가 높다. 곧, ① 조선시대 여성의 가치관이 집약된 오락과 교육을 겸한 문화유산, ② 성불도 · 종경도 · 승경도와 겨루는 여성의 전통오락 발굴, ③ 17세기 한글문자 생활연구의 호재, ④ 흥미로운 교육(Education+Entertainment) 개발의 호재 등에서 현대적 가치가 크다. 이 여행도판은 김일근(金一根)이 소장하고 있다.

참고문헌

「한글판 여행도(女行圖)를 찾았다 -‘규문수지여행지도(閨門須知女行之圖)’ 발굴-」(김일근, 『중앙일보』, 1981.10.9.)
「조선시대 놀이판 여행도(女行圖) 공개」(김일근, 『조선일보』, 1997.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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