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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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작품
황석영이 지은 대하 역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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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황석영이 지은 대하 역사소설.
내용

황석영이 지은 대하 역사소설. 1974년 7월 11일부터 1984년 7월 5일까지 『한국일보』에 2,092회에 걸쳐 연재되었으며 1984년 현암사에서 전 10권으로 완간되었다. 이후 출판사를 옮겨 1995년 창작과비평사에서 재간행되었다.

이 작품은 조선 숙종조에 실재했던 인물인 장길산을 주인공으로 한 것인데, 『숙종실록』과 『추안급국안』·『성호사설』 등에 단편적으로 언급되어 있는 장길산의 행적을 역사학계의 연구물을 길 안내 삼고 실록과 야사 등의 기록을 참고하여 소설적으로 재구한 것이다. 그 앞에는 홍명희의 <임꺽정>이 전범이며 영향원으로 우뚝 서 있다.

이 작품을 이끄는 것은 장길산을 중심으로 한 광대들의 길이다. 팔천(八賤)의 하나로 엄혹한 신분질서의 맨 아래쪽에 놓여 철저히 소외된 처지이니 비록 가족을 거느리고 마을을 이루어 모여 산다 하지만 그들 존재의 본질은 그들이 자신들의 재주를 팔기 위해 걷는 그 길 위를 떠도는 뿌리 뽑힌 유민이다.

“길이란 광대들이 태어나는 곳이자 살아가는 동안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며, 죽는 곳이며 묻히는 곳”이라는 말의 밑에 숨은 의미는 이것이다.

그 같은 철저한 소외에서 원한이 생겨 쌓이는 것은 당연한데, 원한의 더미 내부에 본래적으로 내재해 있는 해소의 지항성과 현실 체험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모순에 대한 인식, 그리고 계몽자의 계몽에 의한 충격과 각성 등이 합하여져 마침내 그 길은 그 같은 모순을 타파하고자 하는 실천적인 투쟁의 길로 변모한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봉건 질서에서 소외된 불쌍한 무리들이 그 길에 합류하여 함께 나아가니, 이들 집단의 여로는 저마다의 사연을 담아 싣고 당대 현실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무수한 관계의 고리를 엮어내고, 그리하여 방대한 소설 공간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반봉건운동의 실천적 투쟁의 길로 변모한 이 길을 이끄는 힘은 여러 가지인데,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장길산을 정점으로 모인 무리들을 결속시키는 절대의 의리와, 장길산·이갑송 등 주요 인물들의 공통된 특성인 절대의 순직성, 그리고 장길산·묘옥·이경순 등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극히 순수한 사랑 등이다.

이처럼 고귀한 덕목들을 좇아, 지극한 어려움 속에서도 끝끝내 이를 지키고 실현하면서 그들은 나아가 마침내는 유토피아 건설의 실천적 투쟁의 전선에 서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꿈꾸었던 유토피아 건설은 실현되지 못한다. 아름다운 전설만을 남기고 그들은 사라져갔다.

<장길산>은 1970년대 민중운동의 전사로서 조선 후기 민중들의 삶과 투쟁을 형상화하고자 한 작품이다. 조선시대 민중들의 언어와 풍속을 풍부하게 재현함으로써 우리 시대 역사소설이 거둘 수 있는 최대치의 성과를 거두었고, 종래의 왕조 중심의 역사소설과는 달리 하층민 중심의 민중사로 당대 역사를 재구하였으며, 봉건지배층의 관점에서 씌어진 사료들을 철저히 민중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하여 활용하였다는 점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된다.

참고문헌

『한국소설사』(김윤식·정호웅,, 문학동네, 2000)
「‘장길산’론:황홀경의 사상」(김윤식, 『우리 소설과의 만남』, 민음사, 1985)
「역사소설의 리얼리즘과 민중성」(강영주, 『한국근대 역사소설의 재인식』, 창작과 비평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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