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긴 잡가인 12잡가 중 하나. 적벽대전에서 크게 패한 조조(曹操)가 화용도(華容道)로 도망하여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다가 마침내 500 도부수(刀斧手)를 거느린 관운장(關雲長)을 만나 구차스럽게 잔명(殘命)을 비는 광경부터 관운장의 너그러운 덕으로 조조가 목숨을 건져 화용도를 빠져나가는 데까지를 엮은 것이다.
음악의 형식은 모두 16마루로 되어 있다. 음계는 레·미·라·도·레·미의 4음 음계인데, 특히 레·라·도의 3음이 현저하여, 5도 위에 단3도를 쌓아 올린 서도소리의 음계와 같다. 장단은 도드리이다.
잡가라고 하면 ‘유산적벽(遊山赤壁)’이라고 하듯이 <적벽가>는 <유산가> 다음으로 잡가의 대표 격이다. 판소리 <적벽가>가 우조(羽調)목을 많이 쓰듯이, 잡가 <적벽가>도 아기자기한 시김새(꾸밈음)나 특출한 목을 쓰지는 않지만 씩씩하고 무게 있는 소리를 사용해서 호쾌(豪快)한 맛이 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