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5년(고종 12)에 최우(崔瑀)가 사제(私第)에 정방을 설치하고 정부의 인사를 사적으로 처리하였는데, 거기에는 문사(文士)를 뽑아들여 사무를 맡게 하여 이를 필도치〔必闍赤: 비칙치, 비체치〕라 하였다. 필도치는 몽고어로 문사를 뜻하는 말이다.
이 정방의 임원으로 전정(銓政: 인사행정)에 있어서 왕에게 입주(入奏)하는 일을 맡은 자를 정색승선(政色承宣)이라 하였는데, 그 가운데 3품을 정색상서(政色尙書), 4품 이하를 정색소경(政色少卿)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정색상서·정색소경 아래에서 일반 서기 임무를 담당했던 자를 정색서제(政色書題)라고 불렀다.
정색소경은 위로는 정색상서를 보좌하고 아래로는 정색서제를 통솔하였으며, 실무진 3명 중 정색상서 다음으로 지위가 높았다. 정방원은 총 4명으로 구성되는데, 정색승선 1명, 정색상서 1명, 정색소경 1명, 정색서제 1명을 원칙으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