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한라산의 기생화산 분화구로 다른 분화구와 달리 낮은 평지에 커다란 분화구가 생성되어 있어 화구의 모양이 진기하다.
바깥둘레 2,067m, 안둘레 756m, 높이 100∼146m의 원추형 절벽을 이루는 화구는 바닥넓이만도 약 8,000평이나 된다. 화구 주위의 지면은 높이 400m인 평지이고 화구 남쪽에 높이가 최고 438m인 언덕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주위의 평지보다 5∼30m 더 높은 것에 불과한 산굼부리분화구는 전혀 높은 화산체를 가지지 않는 화산의 화구임이 특징이다. 이렇게 분화구의 높이가 낮고 지름과 깊이가 백록담 화구보다도 더 큰데 물은 고여 있지 않다. 이는 산굼부리의 형성과정을 알게 해준다.
산굼부리는 용암을 거의 분출하지 않고 폭발에 의하여 구멍만 깊숙이 팼으며, 폭발로 인한 물질은 사방으로 던져지고 소량만 주위에 쌓였다. 또한, 화구에 내린 빗물은 화구벽의 현무암 자갈층을 통하여 바다로 흘러나간다.
이런 화구를 마르(Maar)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산굼부리가 유일하며 세계적으로는 일본과 독일에 몇 개 알려져 있다.
산굼부리는 평지에 있는 분화구로서 ‘산이 구멍난 부리’라는 말 뜻대로 특이한 형태일 뿐만 아니라, 분화구 안에는 원시상태의 식물군락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어 관광과 학술적으로 그 가치가 높아 1979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제1횡단도로에서 표선면 성읍리·표선리로 연결되는 도로가 개설, 포장되어 주요 관광코스의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