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의 대부분은 필사본이다. 1983년 박장현의 아들 박영석(朴永錫)이 유고를 전부 모아 편집하고, 책머리에 이가원(李家源)의 서문과 정재각(鄭在覺)의 해제(解題)를 붙이고 박기현(朴紀鉉)의 「가전(家傳)」과 박영석의 「유사(遺事)」를 뒤에 붙여서, 상·하 2책으로 영인·간행하였다.
「좌우팔첩도(座右八帖圖)」는 경학을 불변의 기준으로 삼고 사학을 변화의 실제로 삼는 저자의 학문 규모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저술이다. 28세 때 저술인 『이전(彛傳)』은 이미 활자본으로 간행되었던 일이 있으며, 식지(植志)·치경(致敬)·강학(講學)·명세(明世) 등 9부문으로 학문의 이념과 실천방법에 관한 통찰과 격언을 제시하고 있다.
경학에 관한 저술로서 『삼경수록(三經隨錄)』은 「독시수기(讀詩隨記)」·「독서수기(讀書隨記)」·「주역혹문(周易或問)」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학독본(經學讀本)』은 구상 단계의 목차만 보여주고 있으나, 『논어』와 『맹자』는 경전 본문을 주제별로 분류하였다.
『논어유집(論語類集)』은 효(孝)·인(仁)·학(學)·지(知)·행(行)·예(禮)·악(樂)·교(敎)·도(道)와 위정(爲政)·논인(論人)·군자(君子)·제자(弟子)·출처(出處)·제왕(帝王)의 15주제로 분류하고, 공자의 행장(行狀)을 첨부하였다. 『맹자유집(孟子類集)』은 왕정(王政)·민족(民族)·정벌(征伐)·학술(學術)·출처(出處)·성현(聖賢)·잡저(雜著)의 7주제로 분류한 새로운 시도이다.
『해동춘추(海東春秋)』 47권과 『반도서경(半島書經)』 12권은 단군조선부터 대한제국까지의 우리 역사를 춘추필법(春秋筆法)과 서경(書經)의 체제에 맞추어 경전으로 편찬한 저술이다. 우리의 민족사를 경전화하고 유교 경전을 민족화하는 독창적 인식을 보여준다. 『동국사안(東國史案)』과 『조선역대사략초(朝鮮歷代史略抄)』는 시대사의 서술이다. 『야사(野史)』는 역대의 민속과 민간 설화를 수집한 것이다.
『동서현세론(東西現勢論)』은 저자의 국제정세에 대한 열린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며, 『고금시문수록(古今詩文隨錄)』·『어록해(語錄解)』·『백가어(百家語)』는 고금의 시문(詩文)과 명언(名言)을 수집하여 해석한 저술이다. 『동경유기(東京遊記)』는 동경의 여행기와 당시 인물과 교유하던 기록이다.
『문경상초(文卿常草)』는 시(詩)·문록(文錄)·서독(書牘)으로 구성된 저자의 시문집이다. 문록에는 「구사학론(舊史學論)」·「세계지리설(世界地理說)」 등이 있고, 특히 「동서철학설고증(東西哲學說考證)」은 탈레스·아리스토텔레스에서 마르크스·레닌에 이르는 서양철학사를 유교이념과 연관시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