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에는 뿔이 없으니 아무것도 모른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비슷한 뜻으로 ‘쥐좆도 모른다.’라는 속담이 쓰이는데, 이 속담과 관련하여 여러 이야기가 구전된다.
옛날 한 고을에 부잣집 마님이 살고 있었다. 마님은 불도를 무시하고 부모를 학대하며, 재물에도 인색하여 남의 미움을 많이 샀다. 그 집에 오래 살던 쥐도 이를 알고 마님을 골탕먹이려 하였다. 어느 날 쥐는 남편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장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쥐가 변장한 것을 알 리가 없는 마님은 자기 남편인 줄 알고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웃 사람들은, “겉모양이 비슷한들 어찌 남편 신(腎)과 쥐 신(腎)을 구별 못하는가? 식별 없는 마님이여!” 하며 놀려댔다. 이런 창피스러운 일을 겪은 후 마님은 개과천선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어느 집에 몇백 년 묵은 쥐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주인이 밖에 나가다가 잠깐 변소에 가느라고 갓을 벗어 문간에 놓았는데, 그 사이에 쥐가 그 갓을 쓰고 주인으로 변장을 하였다. 변소에 다녀온 주인은 갓이 없자 이를 찾으려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방에서는 자기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부인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주인이 깜짝 놀라 호통을 치자, 변장한 쥐도 맞받아서 호통을 쳤다. 두 사람은 할 수 없이 관가에 고소를 하였다. 사또는 부인을 가운데 세워 놓고, “남편의 몸에 어떤 표적이 없는가?”하고 물었다. 부인은 남편의 신(腎)에 사마귀가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검사해 보니 두 사람 모두 신(腎)에 사마귀가 있는 것이었다. 사또는 다시 세간살이에 대해 물었는데 진짜 남편이 대답을 못해 쫓겨나게 되었다. 주인은 산 속에 들어가 불도를 닦다가 부처님의 도움으로 고양이 한 마리를 가져와 변장한 쥐를 물리치게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쥐좆도 몰랐소?” 하며 비웃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쥐의 변신을 통하여 진가(眞假)를 구별하는 이야기들인데. 이후 도대체 뭐가 뭔지 식별을 못하는 사람,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사람을 보고 ‘쥐좆도 모른다’고 한다는 것이다.
‘쥐뿔도 모른다’는 속담은 쥐뿔 만큼도, 즉 아무것도 모름을 가리킨다는 나름대로의 뜻을 지니고 있으나, 위의 설화에 따른다면 ‘쥐좆도 모른다’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어감상 어려움이 있어 변형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