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승(禪僧). 성은 김씨(金氏). 호는 축원(竺源). 황해도 재령 출신. 아버지는 연(延), 어머니는 윤씨(尹氏)이다. 1332년(충숙왕 복위 1) 장수산 현암사(懸菴寺)로 출가하여 바로 선(禪)을 닦다가, 뒤에 『능엄경(楞嚴經)』을 배워 깊은 뜻을 깨달았다.
1353년(공민왕 2) 무학(無學)과 함께 원나라로 가서 인도에서 온 지공(指空)을 찾았다. 그 때 고려에서 먼저 온 나옹(懶翁)이 지공의 인가를 받았으므로 두 사람은 함께 나옹의 제자가 되었다. 그 뒤 함께 여러 곳을 다니다가, 오대산의 벽봉(碧峯)으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1356년 귀국하여 자취를 감추고 수행에만 힘썼다.
그는 항상 말이 적고 근엄하였으며, 깊은 산에 숨어 지낼 뿐 대중을 거느리고 법회를 여는 일이 없었다. 하루는 천마산 적멸암(寂滅庵)에서 “나는 간다.”는 말을 남기고 나이 61세, 법랍 54세로 입적하였다. 화장을 하자 많은 사리가 나왔으며, 제자 조안(祖眼) 등이 미지산(彌智山)용문사(龍門寺)에 부도와 비를 세웠고, 나라에서는 정지국사(正智國師)라는 시호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