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1책. 목판본. 전남 낙안 금화산 징광사(澄光寺)에서 1686년(숙종 12)에 간행되었다. 권1말에 편찬자의 발문이 있다. 동국대학교 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지험기(持驗記)』는 임자도에서 얻은 문헌 중에서 영험과 관련된 부분을 발췌하여 단행본으로 엮은 것으로 보인다. 백암 성총(栢庵性聰, 1631~1700)은 징관의 『화엄경수소연의초』, 『기신론소필삭기회편』, 『 정토보서』와 본 영험전 등을 판각하였다. 『화엄경수소연의초』와 『기신론소필삭기회편』은 강경(講經)을 위한 것이지만, 『정토보서』와 본 영험전은 고통받는 민중들을 불법(佛法)으로 인도하기 위해 간행 편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네 경의 영험전을 기록한 것이다. 권1 「역조화엄경지험기(歷朝華嚴經持驗記)」, 권2 「금강경지험기(金剛經持驗記)」, 권3 「법화경지험기(法華經持驗記)」, 권4 「관세음지험기(觀世音持驗記)」의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1에 수록된 「화엄경지험기」는 『화엄경』과 관련된 연기 또는 영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용궁으로부터 『화엄경』을 가져왔다는 용수(龍樹), 『십지경(十地經)』을 지은 세친(世親)으로부터 중국 화엄의 초조 두순(杜順), 지엄(智嚴), 법장(法藏)을 거쳐 청량 징관(淸涼澄觀)에 이르기까지 화엄 고승들의 화엄과 관계된 설화들을 다루고 있어 화엄 야사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 「금강경지험기」와 「법화경지험기」, 「관세음지험기」도 각 경전을 읽고 고난에서 벗어나거나 왕생하는 일화들을 수록한 것이다.
이 책은 『금강경』 · 『법화경』 · 『화엄경』 및 관음보살을 수지독송(受持讀誦)하거나 염송하였을 때의 영험을 중국인이 찬술한 영험담에서 채집, 편찬한 것이다. 발문에 따르면 이들 경전들의 유포를 위하여 역대 명현들의 영험담을 편집한 것으로, 불자들에게 수지독송의 공덕을 강조하고 있다. 「금강경지험기」에서는 『금강경』을 수지독송한 공덕으로 모든 재난과 형옥(刑獄)에서 구출되었다는 것을 주제로 한 55화(話)를 수록되어 있다. 수나라 조문약(趙文若)의 영험담을 보면 그가 병사한 7일 후 소생하였음을 밝혔는데, 그가 죽어 명부(冥府)에서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게 되었을 때 『금강경』의 염송공덕으로 수명을 연장받아 소생하였다는 내용이다. 「법화경지험기」에는 46화의 영험담이 수록되어 있다. 진(晉)나라의 천축승 마하타가 토굴에서 『법화경』을 독송할 때 보현보살이 금빛 광명이 비치는 흰 코끼리를 타고 와서 합장, 공양하였다는 영험 등이 수록되어 있다. 「관세음지험기」에는 53화가 수록되어 있다. 진나라의 법사 축법의(竺法義)가 심한 위장병으로 거의 죽게 되었을 때 지성으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염송하자 어느 날 관음보살이 배를 가르고 위장을 씻어 주는 꿈을 꾼 뒤 병이 씻은 듯이 완쾌되었다는 등 염송을 통해 병고와 재난으로부터 벗어났음을 기록한 영험담들이다. 「화엄경지험기」에는 44화가 수록되어 있다. 북천축의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가 중국에서 『화엄경』을 번역할 때 두 명의 청의동자(靑衣童子)가 연못 속에서 나와 향과 꽃을 공양하였다는 등의 영험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