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소리는 홋소리를 모두 배운 범패승이 배우는 것으로 대개 한문으로 된 산문 또는 범어(梵語)의 사설로 되어 있으며, 상주권공재(常住勸供齋)를 제외한 시왕각배재(十王各杯齋) ·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 · 수륙재(水陸齋) · 영산재(靈山齋) 등 큰 재에 사용된다.
예로부터 짓소리는 72곡이 있었다고 말해지고 있으나, 박운월(朴雲月) 소장 ≪판본동음집 板本同音集≫ · ≪장벽응동음집 張碧應同音集≫ · ≪옥천유교동음집 玉泉遺敎同音集≫ 및 ≪김운공동음집 金耘空同音集≫ 등에 의하면 54곡이 수록되어 있다.
즉, 인성(引聲) · 거영산(擧靈山) · 산화락(散花落) · 보정상(補禎祥,擁謨偈) · 영취게(靈鷲偈) · 관욕게(灌浴偈) · 목욕진언(沐浴眞言) · 거불(擧佛) · 등게(燈偈) · 민정례(愍頂禮) · 단정례(單頂禮) · 지반지심(志盤至心) · 고향게(告香偈) · 성우정토(成于淨土, 開啓後聲) · 일진지청정(一眞之淸淨,大開啓後聲) · 도량게(道場偈) · 진령게(振鈴偈) · 향화게초성(香花偈初聲) · 고아게(故我偈) · 보례(普禮) · 특사가지(特賜加持) · 특신공양(特伸供養) · 부사증명(府賜證明) · 가영(歌詠) · 오공양(五供養) · 사무량게(四無量偈) · 영산지심(靈山至心) · 두갑(頭匣) · 영산거불(靈山擧佛) · 삼례청(三禮請) · 사부청(四部請) · 일체공경(一切恭敬) · 시제중등(是諸衆等) · 삼남태(三喃駄) · 각집게(各執偈) · 인연자성(因緣自性) · 오관게(五觀偈) · 식영산(食靈山) · 오불례(五佛禮) · 삼마하(三摩訶) · 대삼보례(大三寶禮) · 삼정례(三頂禮) · 오사례(五師禮) · 별례청(別禮請) · 삽향게(揷香偈) · 축원(祝願) · 모란찬(牡丹讚) · 사방주(四方呪) · 팔상(八相) · 거불(擧佛) · 가지게(加持偈) · 모란찬(牧丹讚, 買獻龍花會) · 자민고(慈愍苦) · 옴아마라하(唵阿摩羅訶) 등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불리는 짓소리는 인성 · 거영산 · 관욕게 · 목욕진언 · 오관게 · 식영산 · 단정례 · 두갑 · 영산지심 · 특사가지 · 보례 · 거불 · 삼남태 등 13곡이다.
그러나 ≪동음집≫을 연구한 끝에 거불 · 모란찬 · 영산거불 · 개계후성 · 대개계후성 · 특신공양 · 부사증명 · 삼마하 · 대삼보례 · 사방주 등 10곡을 복원할 수 있어 모두 23곡을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짓소리란 짓는 소리라는 뜻으로 가락이 길고 규모가 크며 장엄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짓소리는 홋소리에 비하여 한 곡의 연주시간이 상당히 길어서 30∼40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또, 한 음을 1분 이상이나 길게 장인(長引)하기도 한다.
홋소리는 대개의 경우 독창으로 부르는 데 비하여 짓소리는 반드시 합창으로 부르되 장부(丈夫)가 있어 여러 가지 시늉으로 합창을 이끌어 나간다. 여기에 취타(吹打)를 곁들여 연주하면 더욱 장엄하다.
발성법도 구성지고 부드러운 자비성(慈悲聲)으로 부르는 홋소리에 비하여, 거세고 억센 반탁성(半濁聲)으로 꿋꿋하게 부르는 짓소리는 넓은 대양을 연상시킨다. 바닷가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차차 죄어들어오는 ‘잣는 소리’는 심산유곡에 울려퍼지는 범종 소리처럼 장대(壯大)한 맛을 풍겨준다.
짓소리의 형식은 몇 개의 성(聲, 또는 가락)이 모여서 한 곡을 이룬다. 한 ‘성’은 간단한 음형(音型)의 반복으로 되어 있는데, 특히 ‘잣는 소리’는 한 음형을 길게 세 번, 보통으로 세 번, 짧게 세 번, 모두 아홉 번의 반복으로 차차 죄어들어간다.
짓소리인 단정례와 보례에 허덜품이 곡 중간에 들어가 있으며, 그 다음에는 예외없이 사구성(四句聲)이 나온다. 허덜품이란 ‘허드레’ 혹은 ‘군소리’라는 뜻과 통하여, 짓소리의 소요시간을 길게 늘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반대로 의식(儀式)을 줄일 필요가 있을 때에는 허덜품을 생략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짓소리를 부르는 범패승이 매우 귀하여 박송암(朴松岩, 奉元寺) · 장벽응(張碧應, 文殊寺) 등을 1973년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 영산재(靈山齋)의 예능보유자로 지정하여 범패를 전승시키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의식의 간소화 경향으로 며칠씩 걸리던 재가 단 몇십 분으로 단축되어, 짓소리와 홋소리조차도 차차 없어지고, 안채비소리 즉 염불로만 재를 집행하는 게 유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