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사람으로 태수(太守) 임언(林彦)의 딸이며, 효성태자(孝成太子)·효지태자(孝祗太子)의 어머니이다.
927년(태조 10) 4월 임언은 강주(康州: 지금의 경상남도 진주) 장군 왕봉규(王逢規)의 사신으로 후당(後唐)에 파견되었고, 같은 해 10월 다시 고려 태조를 위하여 후당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
이처럼 여러 차례 중국에 사신으로 파견된 것으로 보아 유학과 한학에 조예 있는 인물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태조는 자신을 보필할 문사층의 지원을 얻기 위하여 이들과 혼인관계를 맺게 되었다.
천안부원부인은 출신지가 경주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 앞에 천안을 관용하고 있으며, 그 왕자들의 별칭도 천안낭군(天安郞君)이라 불리고 있어 천안과 관련을 가진 인물로, 임언이 천안지방의 태수직을 맡았었을 가능성이 있다.
고려 광종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많은 호족을 숙청하였는데, 그 때 천안낭군의 지원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한다. 광종이 죽고 경종이 즉위하자 복수의 기운이 일어나 광종대의 후생(後生)이 대거 제거되었는데 그 와중에서 천안낭군이 죽임을 당하였던 사실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광종의 외가인 충주와 천안낭군의 연고지인 천안이 서로 근접지에 위치하므로, 왕자들 간에도 특별히 친밀한 관계를 가졌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