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유교경전 주석서인 『오경천견록』의 하나이다. ‘춘추천견록’이라는 제목 아래에 ‘춘추설(春秋說)’이라는 작은 제목이 붙어 있어서 이 책이 본격적인 주석서가 아니라 간단한 논문인 경설(經說)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4쪽밖에 안되는 유일의 필사본이 최근(1983)에 공개되었다. 먼저 『춘추천견록』에서 4조목에 걸쳐 논의하면서, 노(魯)나라 은공(隱公)의 즉위기사를 기록하지 않아서 미언대의(微言大義)를 존중하는 춘추필법에 따라 은공을 죄주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권근은 춘추란 ‘근본을 바르게 하는 글(端本之書)’이라 규정하였다.
그리고 남을 바르게 하려면 먼저 자신을 바르게 하는 데 근거하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춘추』의 첫머리에 기록된 ‘춘왕정월(春王正月)’에 대해서도 ‘춘’은 위로 하나라 역법에 따른 천시(天時)를 기록한 것이고, ‘왕정월’은 아래로 주나라 역법에 따르는 왕월(王月)을 기록한 것이라 분석하여, 하늘과 인간, 하왕조와 주왕조를 상응시킨다.
그것은 한편으로 하늘을 받듦으로써 만세(萬世)의 법도를 세우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왕도를 존중함으로써 일통(一統)의 대의를 제시하는 것이라 파악하였다. 여기서 권근은 춘추의리가 천도(天道)와 왕법(人道)으로 상응하며, 만세의 법도인 역사와 일통의 대의인 세계로서 시간과 공간으로 상관되고 있는 것으로서, 춘추대의를 간명한 논리에 따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