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 필사본. 낙질본. 본래는 상당한 장편의 권수가 많은 작품인 것으로 짐작되나, 현재는 중간의 제4권만이 장서각에 있다. 작품의 말미에 “뎡유 이월 이십이일 ᄉᆞ동 등셔 박춘실 등셔”의 필사기와, ‘경몽셔’라는 제목으로 돌아가신 어버이를 그리며 생전에 효성을 다하지 못한 것을 애달파하는 내용의 짧은 길이의 가사가 덧붙여 있다.
선국 선존왕(현존왕·선종왕으로 기록되기도 한다.)의 외동딸 선군주가 불의의 화재로 죽게 된다. 선군주는 몸이 운무에 올라 명원과 그의 제자 용선이 있는 도관인 명악산 선도암에 이르게 된다. 명원이 진언을 외우니 선군주는 남자의 기상이 완연한 공자의 모습으로 변한다.
다시 명수산 도관으로 취명선사를 찾아가니, 군주는 본래 천상의 천일성으로 선녀 목성과 후세 부부가 될 것을 언약했으나 목성을 좇지 않고 놀다가 선국에 내려오게 된 것이라 한다. 선사는 공자에게 세 권의 책을 주며 명원과 함께 운천 주유로 향하도록 이른다.
이때 선국 국왕은 선군주를 잃은 뒤에 애통한 마음이 깊어 정사를 돌아보지 않았다. 이에 신하 임경이 극진히 간호하여 마음을 수습하고 선군주와의 혼인을 약속했던 경성의 상국 양성보 댁에 기별하도록 한다.
그런데 선국에 들어가 불을 지른 것은 경성의 문상서가 장군 엄율대에게 시킨 일이었다. 선국의 좌장군이 선군주 참사의 소식을 양상국 부중에 이르러 기별하니, 부마도위인 양상국과 공주 그리고 네 형제가 모두 경악하고 애통해 한다.
양상국이 극히 상심하여 입궐을 하지 않으니 국왕이 불러 묻는다. 양상국이 선군주의 빼어남과 참사의 비통함을 아뢰니, 국왕은 선군주를 양상국의 맏아들인 진왕 문천의 상원으로 봉하는 조서를 내린다.
둘째 아들 태운이 선국에 가서 군주의 묵주를 모셔올 뜻을 양상국께 아뢰어 허락을 받고, 엄율대의 호송을 받으며 선국으로 향한다. 선국 국왕이 비통한 마음으로 꾸려 준 선군주의 신위와 탄월진주 등을 가져오고, 선국 시녀 7인도 뒤에 따라온다.
이 작품은 제후(諸侯)와 공경(公卿)의 가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연과 음모를 상당히 완만한 서술로 그리고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보아 조선 후기에 나타나는 대하장편의 가문소설의 범주에 드는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