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인(徐命寅, 17251802)의 본관은 대구(大丘)이며, 호는 내운재(乃云齋) · 취사자(取斯子)이다. 약봉(藥峯) 서성(徐渻: 15581631)의 후손이다. 아버지는 서종화(徐宗華: 17001748), 할아버지는 서문영(徐文永: 16621739), 증조할아버지는 서유리(徐裕履: 1635~1716)이다.
6편(編) 2책(冊)의 필사본으로,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저자의 절친한 친구 단계호모(丹溪皥眊) 이준야(李竣埜)와 백석산부(白石散夫) 최일운(崔逸雲)이 편찬하였다. 두 사람은 저자의 모든 작품에 평점(評點)과 비평(批評)을 가하였는데, 비평본 시집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권두에 저자의 자서(自序)와 이준야의 서문이 있다.
권1에 「차입춘시(次立春詩)」를 비롯한 시 123수, 권2에 「내운재시(乃云齋詩)」를 비롯한 시 100수, 권3에 「악고유편(樂古類編)」을 비롯한 시 72수, 권4에 「상연광정(上練光亭)」을 비롯한 시 26수, 권5에 「억진아(憶秦娥)」를 비롯한 사(詞) 8편, 부(賦) 2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운목래좌, 우념추래, 선기거(雲木來坐, 雨念追來, 先起去)」는 초림체(椒林體) 한시를 창작한 것으로 문학사에서 주목받은 운목(雲木) 이명계(李命啓)와 우념재(雨念齋) 이봉환(李鳳煥)과 젊은 시절 친분이 깊었음을 보여 준다.
「향거지절삼(鄕居之絶三)」 · 「화유(花遊)」 · 「백마강하(白馬江下)」 · 「작(作)」 · 「감(感)」 · 「수만(雖晩)」 · 「고목지비야(古木之悲也)」 등의 시는 제목에서 독특하고 실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고 평가 받는다. 「설상풍랭, 월색우명, 여측우일구(雪上風冷 月色尤明 如厠偶一句)」 · 「필운대지취후야, 하필수중성편(弼雲臺之醉後也 何必隨衆成篇)」 같은 작품은 본문이 한 구(句)밖에 되지 않는데, 한 구로도 다른 작품과 동등한 가치를 가질 만한 파격성이 엿보인다. 「모과종루, 가상구점(暮過鐘樓 街上口占)」은 언어 표현과 시상의 전개에서 생경하고도 참신한 작품으로서 특기할 만하다.
「공막무(公莫舞)」 · 「보대산음(補大山吟)」 · 「죽지지사장(竹枝枝四章)」 · 「삼부염(三婦艶)」 · 「출동문행(出東門行)」 · 「고장안행(古長安行)」 등은 고악부(古樂府)를 본떠 지은 작품이다. 도회지 시장 풍경을 악부풍(樂府風) 한시(漢詩)로 묘사한 「남문금일행(南門今日行)」, 남휘(南徽)의 애정 공세를 받은 비구니의 설레는 마음을 묘사한 「남도사십해(南都事十解)」는 18세기 중반에 널리 불리던 남휘의 가사 『승가(僧歌)』를 바탕으로 지은 작품이다.
기방을 중심으로 한 여성의 애환을 악부시로 묘사한 「풍지십(風之什)」 · 「우림랑(羽林郞)」 · 「청루산절(靑樓散節)」 등도 저자의 창작 경향을 선명하게 보여 준다. 맨 끝에는 「여백상론우도서(與伯祥論友道書)」라는 서간문 한 편이 부록처럼 수록되었는데, 이의봉(李義鳳: 1733~1801)에게 준 편지로 우도(友道)를 논한 것이다.
서얼 계층으로서 18세기의 변화와 실험적인 시풍을 주도한 시인 서명인의 시집이자 비평본 시집으로서의 특색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