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팥쥐」는 계모에게 구박받던 콩쥐가 원님과 결혼 후 죽임까지 당하지만, 환생과 변신을 거듭하여 팥쥐에게 빼앗긴 아내 자리를 되찾고, 팥쥐와 계모는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의 민담이다. 염정담·남녀 결연담에 계모담이 결합한 설화이고, ‘계집 바뀐 건 모르고 젓가락 짝 바뀐 건 안다’라는 속담의 배경설화이기도 하다. 「콩쥐팥쥐」 설화는 혼인·입사 구조의 전반부 서사와 죽음·환생 구조의 후반부 서사로 구성되어 있다. 고전소설 『콩쥐팥쥐전』 형성과 밀접한 영향 관계를 지니고 있어 문학사적 의의가 크다.
염정담 · 남녀 결연담에 속하며 계모담이 결합하여 있고, 큰 변화는 모르면서 소소하게 달라진 것에 대해서 떠드는 것을 핀잔한다는 의미의 속담 ‘계집 바뀐 건 모르고 젓가락 짝 바뀐 건 안다’의 배경설화이기도 하다.
평안도 · 경기도 · 전북도 · 경남도 등 전국적인 전승(傳承) 분포를 보인다. 전승자의 기억력 · 표현력 및 문학적 소양 정도에 따라 내용에 변이를 보이는 다양한 각편이 존재한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콩쥐의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는 계모를 들인다. 계모는 자신의 소생(所生)인 팥쥐와 전 부인의 소생인 콩쥐를 심하게 차별한다. 계모는 팥쥐에게는 쇠 호미를 주고 콩쥐에게는 나무 호미를 주어, 콩쥐와 팥쥐에게 밭을 매라고 한다. 콩쥐에게 어려움이 생기지만 하늘에서 검은 소가 내려와 콩쥐를 도와주고 콩쥐에게 먹을 것도 준다.
어느 날, 계모는 마을 큰 잔치에 팥쥐만 데리고 간다. 그러면서 콩쥐에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곡식 한 섬 찧기, 베 짜기 등 과중한 일을 끝내고 잔치에 오라고 한다. 콩쥐가 과제 수행에 어려움을 겪자, 밑 빠진 독은 두꺼비가 막아 주고, 곡식은 새 떼가 까주고, 베 짜기는 선녀가 도와줌으로써 콩쥐는 주어진 과제를 무사히 수행한다.
콩쥐는 선녀가 준 옷과 신발을 착용하고 잔치에 가다가 냇가에서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린다. 원님(혹은 감사(監司))이 신발 한 짝을 발견하고 신발의 주인인 콩쥐를 찾아 혼인한다.
팥쥐는 원님이 집을 비운 틈을 타서 콩쥐를 유인하여 연못에 빠뜨려 죽인 후 콩쥐처럼 행세한다.
콩쥐는 연못에서 꽃으로 환생하여, 원님이 출입할 때는 웃어 주고 팥쥐가 출입할 때는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 그러다 콩쥐는 아궁이에 던져져 구슬로 변한다. 팥쥐에게 불을 얻어 간 이웃집 할머니는 그 구슬을 발견한다. 구슬에서 나온 콩쥐는 이웃집 할머니 집으로 원님을 초대하여, 아내가 바뀐 걸 모르는 원님을 깨우친다.
콩쥐는 팥쥐에게 빼앗긴 아내의 자리를 되찾았고, 팥쥐는 처형을 당해 계모에게 보내지며, 계모는 딸의 처참한 최후를 보는 벌을 받는다.
각편에 따라서 인물명이 콩조지와 팥조지, 콩례와 팥례, 콩남과 팥남, 콩데리와 팥데기로 불리기도 하며, 콩쥐와 팥쥐의 대결에 베 짜기가 추가되기도 한다. 이때 계모가 콩쥐에게는 볶은 콩, 팥쥐에게는 찰밥을 먹으면서 베를 짜라며 둘을 차별하지만 콩쥐는 지혜롭게 이긴다.
이 설화는 콩쥐가 계모의 학대를 극복하고 원님과 혼인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전반부와, 콩쥐가 팥쥐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나 다시 살아나 복수하기까지의 내용을 다룬 후반부로 이루어져 있다. 즉, 전반부는 혼인 구조 · 입사 구조로 구성되어 있고, 후반부는 죽음과 환생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콩쥐팥쥐」 전반부 서사는 아르네-톰슨(Aarne-Thompson)의 「신데렐라(Cinderella, AT 510)」 유형과 일치한다. 「신데렐라」 유형은 유럽 · 동아시아 · 아프리카 · 아메리카 등 전세계적으로 두루 분포되어 있는데, 남녀의 혼인담이라는 기본 골격에 계모와 전처 소생 사이의 갈등을 주제로 한 계모담이 교묘히 섞여 있다. 후반부 서사는 서구형 「신데렐라」에는 없는 살해 · 재생 · 변신 · 아내 바꿔치기 · 식인주의 모티프 등으로 구성되며, 동아시아 지역의 신데렐라형 설화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구조가 일치한다. 베트남 「떰깜」, 중국 「이쁜이와 곰보」 등의 설화가 대표적인 예이다.
콩쥐는 팥쥐에 의해 물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 뒤 물속에서 꽃으로 재생되며, 꽃은 다시 아궁이에서 불태워져 구슬이 되었다가 콩쥐로 완전히 돌아오는 과정을 겪는다. 콩쥐의 죽음, 그리고 물을 통한 재생과 불을 통한 부활은 콩쥐의 입사 의례의 과정이다. 입사 의례를 거친 콩쥐는 온전하고 성숙한 자아를 획득하게 된다. 그런데 가짜 콩쥐의 역할을 하던 팥쥐가 처참한 최후를 맞는 것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며 가짜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의 소멸을 의미한다. 그리고 눈앞에서 자식의 소멸을 확인하는 계모에게 주어지는 고통은 그 어떠한 처벌보다 가혹할 수밖에 없다. 이때 ‘계모’는 ‘나쁜 부모’의 상징이다.
한편, 콩쥐와 팥쥐를 인간의 양면성으로 해석할 때, 팥쥐의 잔혹한 죽음은 성숙한 자아를 획득한 콩쥐가 미성숙한 자아를 상징하는 팥쥐를 콩쥐 자신의 내면에서 완벽하게 제거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콩쥐팥쥐」는 재생 관념과 권선징악적 윤리 의식 등 한국인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 동시에 고전소설 『콩쥐팥쥐전』의 형성을 비롯하여,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에 나오는 수중 꽃 환생 대목과의 상관성 등 고전소설과의 상호 텍스트적 영향 관계를 지니고 있어 문학사적 의의가 크다. 한편, 서구의 「신데렐라」의 국내 유입 이후, 『콩쥐팥쥐』 전래동화에서 「콩쥐팥쥐」의 후반부 서사를 누락한 채 「신데렐라」 구조와 동일한 전반부 서사만 다루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설화의 원형 훼손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