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계 소설 (판소리 )

심청전
심청전
고전산문
개념
춘향전, 심청전 등 일반적으로 판소리 사설의 영향을 받아 정착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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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춘향전, 심청전 등 일반적으로 판소리 사설의 영향을 받아 정착된 소설.
개설

판소리와의 밀접한 연관 속에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판소리계소설은 판소리가 나타난 이후에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 방식과 지향하는 의식에 있어 판소리 사설과 상당한 정도의 유사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에서 본래 판소리로 불리지 않았지만, 판소리 사설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이춘풍전과 같은 작품들도 판소리계소설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판소리계소설은 이와 같이 판소리사설에서 정착하였지만, 심청전의 특정 이본과 같이 판소리로 불리기 전에 이미 소설로 이루어진 작품도 있어 모든 작품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판소리계소설이 우리 소설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그 형식이 율문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있지만, 평등을 향한 서민의 욕구가 잘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지향은 근대성과 관련되고 있어 우리 소설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내용

판소리는 본래 열두 작품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다섯 작품만이 판소리로 연행되고 있다. 창을 잃은 작품은 소설로 정착되어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 내용마저 알 수 없게 된 작품도 있다. 따라서 판소리와 관련된 서사물은 현재도 창으로 불리고 있는 작품, 창을 잃고 소설로 정착된 작품, 간단한 줄거리만 알 수 있는 작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에서 판소리계소설은 창으로 불리고 있는 작품 중 소설로 정착된 작품, 창은 잃었지만 소설로 정착되어 그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으로 한정하여 말할 수 있다.

현재도 창으로 불리고 있는 작품은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인데, 이들 작품은 소설본으로도 활발하게 전승되어 많은 이본이 남아 있다. 창을 잃은 작품에는 「변강쇠가」, 「배비장전」, 「옹고집전」, 「왈자타령」, 「장끼타령」, 「강릉매화타령」, 「가짜신선타령」이 있다. 이 중 「가짜신선타령」은 사설이나 소설로의 정착본이 발견되지 않아 그 전모를 알 수 없다. 본래 소설로 이루어졌지만, 후대에 판소리 사설로의 변화가 일어난 작품으로 「숙영낭자전」이 있는데, 판소리사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판소리계소설에 포함시킬 수 있다. 판소리로 불리지 않았지만 판소리 사설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작품들도 판소리계소설에 포함되기 때문에, 판소리계소설은 그 형성 과정과 관계없이 판소리 사설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작품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판소리 사설은 판소리로 불리어지기 위해 만들어진 서사물이기 때문에 음악으로 실현되는 ‘창(唱)’과 일상적인 어투로 이루어진 ‘아니리’로 구성된다. 그런데 아니리 또한 낭송의 편의상 일정한 율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판소리 사설은 율문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그 형식적 특징으로 지적된다. 판소리계소설은 판소리 사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일반적 산문으로 이루어진 다른 소설과 달리 율문적 성격을 다분히 지니고 있다.

그러나 판소리 사설의 특징은 율문이라는 형식적인 문제보다 판소리를 향유하고 전승시켰던 서민들의 지향이 그 속에 들어 있다는 점에서 보다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판소리의 연행을 담당했던 연창자는 무계(巫系) 집단에서 배출되었고, 이를 향유하고 전승시킨 것도 서민들이었다. 따라서 판소리 사설이 지향하는 의식도 서민들의 지향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런 점에서 초기 판소리를 장식하고 현재도 그 전승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야말로 판소리계소설의 특징과 의의를 잘 구현하고 있다. 그러나 후기에 이르러 중인들과 양반들이 판소리에 참여하면서 판소리의 작품도 늘어나고, 또 그 지향도 많이 바뀌었다. 따라서 초기에 연행된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등의 판소리는 서민들이 추구하는 ‘결핍의 충족’을 공통적으로 드러냈지만, 뒤에 나타난 「배비장타령」, 「왈짜타령」, 「강릉매화타령」등은 중인이나 양반층의 향락과 위선적 세태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적벽가」와 같은 작품은 양반층의 이념적 세계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효도와 같은 유교적 질서를 강조한 「옹고집타령」, 호색을 경계하면서도 유랑하는 서민의 고통을 핍진하게 묘사한 「변강쇠가」, 가부장질서에 대한 공격과 새로운 시대의 질서를 모색한 「장끼타령」, 양반층의 허위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가짜신선타령」 등도 연행되었다. 이러한 작품들은 「배비장전」, 「옹고집전」, 「계우사」 등의 소설로 정착하면서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세태의 풍자나 추구하는 이념적 세계를 그대로 반영하면서 읽혀졌다. 소설본을 판소리로 불렀기 때문에 숙영낭자전 또한 소설이 추구하는 중세적 이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판소리계소설은 판소리 사설의 지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하였지만, 기록문학으로 바뀌면서 작가들의 다양한 의식을 반영한 이본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소설로 정착한 「춘향전」은 두 남녀의 결합을 통하여 당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신분 철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본래의 내용을 유지하되, 신분과 절개의 어느 쪽을 보다 강조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이본이 제작되었다. 대체로 후대로 갈수록 춘향의 열녀화에 관심을 보이는 방향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전승 매체가 말에서 글로 변하고, 또 향유층이 확대되면서 이들을 공통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요소로 ‘열(烈)’이 선택된 것이다. 그리고 춘향을 그 열절의 덕목에 합당하게 하기 위하여 그 신분을 상승시키고자 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춘향의 요염한 자태를 형상화하는 목욕 장면이 삭제되거나, 사랑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생동하는 춘향의 모습이 사라지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심청전」은 본래 심청의 영웅적인 효행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심청은 이념적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이고, 심봉사는 현실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심청전은 심봉사가 기반하는 현실적 모습을 상대적으로 확장시키는 이본들이 많이 나타났지만, 심청의 효행을 더욱 강조함으로써 이념을 추구하는 이본들도 많이 나타났다. 「흥부전」 또한 몰락한 놀부를 다시 공동체 속에 편입시킴으로서 형제의 우애를 강조하는 이본들이 후대로 갈수록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토끼전」 전개의 발단은 명백하게 용왕의 득병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어떻게 용왕의 병을 치유하는가의 문제가 이 작품에 나타나는 사건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치유의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토끼의 간(肝)인데, 토끼의 간은 토끼를 죽이고서야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용왕의 병을 치유하는가의 문제는 이렇게 어떻게 토끼를 잡는가 하는 문제, 그리고 자라에 의하여 붙잡힌 토끼가 어떻게 무사히 귀환하는가의 문제로 전환된다. 「토끼전」은 기본적으로 토끼의 생환(生還)이 전제되어 있다. 따라서 「토끼전」의 모든 사건은 토끼가 궁지에 몰렸지만 결국은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필연적으로 토끼의 기민한 대응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판소리의 기본적인 구성은 「토끼전」에 이르러 토끼와 대등한 정도로 별주부의 활약이 확대되었다. 그리고 종국에는 별주부의 지극한 충성이 토끼의 기민한 현실 대응보다 더 중요한 주제로 등장하게 되었다. 토생전을 선두로 하는 경판본 계열의 소설이 나타나는 것은 대체로 19세기 중반의 일인데, 여기에서는 중세적 이념 체계인 충성이 강조되고, 이 역할을 별주부가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왕은 위엄 있는 존재로 그려지며, 자라는 불세출의 충신으로 묘사된다. 이에 비하여 토끼는 단순한 책사(策士)로 전락하여 왕과 대신을 기만하는 존재가 된다.

완판본 「화용도」는 판소리 「적벽가」를 바탕으로 하여 형성된 소설이다. 그리고 「적벽가」는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 대목을 판소리화한 것이다.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 「적벽가」에서 부연되거나 확대된 부분은 영웅들의 웅장한 전쟁 행위가 아니라 그 전쟁에 참여한 이름 없는 병사들의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영웅들의 행위는 원본을 요약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지거나 개인적인 차원으로 축소되었다. 판소리 「적벽가」의 지향은 서사적 전개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가는 병사들의 모습을 통하여, 수많은 인명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지는 영웅들의 공명과 전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는 것에 놓여 있다. 조조에 대한 적개심이 확대되어 나타난 것도 조조가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적벽가」가 「화용도」로 변모되면서 나타난 중요한 현상은 ‘원본 지향적 개작’과 골계적 표현의 약화를 들 수 있다. 이는 독자층의 흥미를 유발하고, 특히 19세기 후반 이후 등장한 향유층의 확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 결과 군담의 성격이 강화되고, 「적벽가」에서 풍자의 대상으로 전락한 조조도 일정한 정도의 영웅적 면모를 유지하게 되었다.

의의와 평가

기록문학으로 이행한 판소리계소설은 현대적 안목에 의하여 재창조되기도 하였다. 신소설 작가에 의하여 기록된 「옥중화」, 「강상련」, 「연의 각」 등의 작품은 판소리계소설의 틀에 일정한 정도 새로운 세계의 이념을 반영하고자 하였고, 이광수나 이주홍 등은 판소리계소설의 현대적 변용을 추구하는 작품들을 창작함으로써 고전과 현대를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하였다. 이는 판소리계소설이 본래 결핍의 충족과 평등을 추구하는 서민적 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향이 근대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판소리계소설은 우리 소설사에서 근대의식을 표방하고 고취하였다는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고전소설의 이해』(김균태 외, 도서출판 박이정, 2012)
『판소리사설의 연원과 변모』(정충권, 도서출판 다운샘, 2001)
『판소리의 세계』(판소리학회 엮음, 문학과지성사, 2000)
『판소리계소설의 미학』(최혜진, 도서출판 역락, 2000)
『판소리와 판소리계소설』(임동철, 민속원, 1997)
「판소리연구의 성과와 전망」(정병헌, 『전통문화연구 50년』, 혜안,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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