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 예술·체육
  • 개념
판소리에서 공연자가 창을 하는 중간에 장단이 없이 말로 연기하는 사설.
집필 및 수정
  • 집필 1995년
  • 이보형 (전 문화재관리국, 음악학)
  • 최종수정 2023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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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판소리에서 공연자가 창을 하는 중간에 장단이 없이 말로 연기하는 사설.

내용

소리[唱] · 발림[科]과 더불어 판소리 공연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옛 소리책, 즉 판소리 창본(唱本)에 보면, 장자백(張子伯) 「춘향가」 창본의 경우와 같이 ‘말로’라고 적은 것도 있고, 정광수(丁珖秀)의 『전통문화오가사전집(傳統文化五歌辭全集)』의 경우와 같이 ‘아니리’로 적은 것도 있어 일정하지 않으나, 이선유(李善有)『오가전집(五歌全集)』의 경우와 같이 ‘아니리’로 적은 경우가 많다.

아니리의 본디 말뜻은 아직 분명히 밝혀진 바 없다. 『전통문화오가사전집』에는 한자로 ‘案意裏(안의리)’로 적어 ‘속뜻을 알려준다’는 뜻으로 풀이하였으나 통설은 아니다.

판소리의 아니리는 소리의 내용을 서술하는 경우와, 말로 대사연기하는 경우가 있다. 내용을 서술할 경우에는 반드시 ‘어찌어찌하것다’, ‘하였것다’ 하고 하대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것은 광대가 관중에게 서술하는 것이 아니고, 고수(鼓手)에게 서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리 가운데 어떤 부분을 ‘도섭’이라 하여 자유리듬으로 선율에 얹어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소리조 아니리’ 또는 ‘창조 아니리’라 부르고, 말로 하는 아니리를 ‘말조 아니리’라고 구별하여 쓰기도 한다.

아니리는 일정한 장단에 리듬이 얽매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니리 사설의 자수율은 소리 사설의 경우보다 자유스러운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장단에 얹어 소리하다가 말로 하는 경우에는 아니리라 하지 않는다.

아니리 말버슴새[抑揚]는 일상 대화로 쓰는 말버슴새와 달리 약간 낭송조 같이 양식화되어 있다. 따라서 판소리는 광대 특유의 아니리 말버슴새가 정해져 있다. 일제강점기에 신파조로 기울어진 아니리를 쓰는 명창도 있었고, 근대에는 서양 사실주의 대사연기의 영향을 받은 명창도 있지만, 아직도 전통적인 판소리 아니리 말버슴새를 구사하는 명창이 많다.

판소리 명창에는 목이 좋고 소리 양이 뛰어나 소리에 주력하는 명창을 ‘소리광대’라 이르는 데 견주어, 재담 잘하고 연기력이 뛰어나 아니리에 주력하는 명창을 ‘아니리광대’라 이른다. 흔히 아니리광대보다 소리광대를 높이 치고 있으나, 판소리 명창은 아니리에도 능해야 하는 것으로 치고 있다.

신재효(申在孝)는 그의 「광대가」에서 아니리의 중요성을 두고 “안일리 ᄍᆞ는 마리 아릿다운 졔비말과 공교로운 ᄋᆡᆼ무쇼ᄅᆡ”라 하여, 아니리 내용도 잘 짜여 있어야 하지만 아니리 연기법도 아름답고 공력있고 교묘하여야 한다고 그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아니리가 이렇게 중요한 것인데도 판소리 변천과정을 더듬어보면 아니리를 점점 경시하는 쪽으로 변화되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1960년대 말부터 박동진(朴東鎭)은 아니리를 많이 구사하는 판소리를 복원하여 왔다.

참고문헌

  • - 『신재효(申在孝)판소리전집』(신재효 찬저, 강한영 해제, 연세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1969)

  • - 『전통문화오가사전집』(정광수, 이륜연구편,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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