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영낭자전 ()

고전산문
작품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이칭
이칭
수경낭자전, 수경옥낭자전, 숙항낭자전, 낭자전
내용 요약

「숙영낭자전」은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이 작품은 적강한 두 남녀가 결연을 맺기까지의 애절한 사랑, 시아버지에게 절행을 모해 받은 낭자의 죽음과 재생(再生)의 서사를 담고 있다. 「숙영낭자전」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설화들을 수용하였으며 나아가 판소리, 서사민요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장하였다. 안동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영남 지역에서 형성되어 본격적으로 향유되면서 대중성을 확보하였으며, 여성 주인공을 내세워 여성의 시각에서 당대의 가부장적 의식을 비판하고 있다.

정의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서지사항과 이본

1권 1책. 이본으로는 필사본 120여 종, 방각본(坊刻本) 5종 외에 10여 종의 활자본(活字本), 3종의 창본이 전한다. 국문본. 「수경낭자전」 · 「수경옥낭자전」 · 「숙항낭자전」 · 「낭자전」이라고도 한다. 목판본(木板本) · 필사본 · 활자본이 있으며, 제목이 다르게 된 것은 모두 필사본이다.

필사본인 「재생연(再生緣)」이 이 작품의 한문본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등장인물의 이름이 다르고 자료가 현전하지 않아 동일 작품 여부나 그 선후 관계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재생연」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었으나 유실되었으며, 서울대학교 규장각 도서인 「 재생연전(再生緣傳)」과는 별개의 작품이다.

목판본은 모두 경판본으로서 대체적으로 내용은 같고, 필사본은 내용상의 차이가 다양하다. 활자본은 1915년 한성서관 · 신구서림에서 출판되었고 경판 16장본을 대본으로 하였다. 활자본 사이에는 내용상의 차이가 별로 없다. 구한말에는 판소리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이름만 전하는 「백상군가(白尙君歌)」 · 「백선군가(白仙君歌)」는 각색된 판소리 사설 내지 대본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안동민(安東民)의 「숙영낭자전」(1961)은 고전소설을 현대적으로 개작한 것이다. 내용은 목판본계와 필사본계로 뚜렷이 구분된다.

이 작품의 핵심 사건이 발생하는 내용 중 우리에게 익숙한 설화가 발견된다. 선군이 아내에게 빠져있던 중 과거를 보러 가지만 아내를 잊지 못해 돌아온다는 내용은 『태평한화골계전』에 실린 「과거자잠종기처」와 닮아 있다. 또한, ‘해원(解寃)’의 서사는 「아랑형 설화」이며, 마지막 ‘환생과 승천담’은 『금오신화』「이생규장전」과 「수삽석남」의 ‘환생’의 의미와 닮아있다.

내용

세종 때 안동에 사는 선비 백상곤과 그 부인 정씨는 명산대찰에 빌어 외아들 선군을 낳았다. 선군이 자라 상곤 부부가 아들의 혼처를 구하자, 천상에서 죄를 짓고 선경 옥련동에 귀양와 있던 선녀 숙영 낭자가 선군의 꿈에 나타나 자신과의 천상 인연을 알려주고 천정 기한이 3년 남았으니, 그때까지만 기다리라고 한다.

선군은 낭자를 그리워하다가 병이 나고 이에 숙영은 선군의 꿈에 나타나 자신의 화상과 금동상을 준다. 그럼에도 선군의 상사병이 심해지자 시녀 매월을 시첩(侍妾)으로 삼게 한다. 그러나 선군의 병이 심해지자 숙영은 선군의 목숨을 염려하여 다시 꿈에 나타나서 자신을 만나려면 옥련동으로 오라고 한다. 선군은 유람을 핑계로 부모를 속이고 옥련동에 가서 3년만 참아달라는 낭자의 간청을 무릅쓰고 혼인하여 함께 귀가한다. 그 뒤 부모를 모시고 자식 남매를 낳으며 8년 간의 행복을 누린다. 숙영에게 빠진 선군이 공부를 포기하자 부모는 선군에게 과거 시험을 권유하지만 숙영과의 이별이 싫은 선군은 이를 거부한다. 이에 숙영이 과거 볼 것을 권유하니 그때서야 과거길에 오른다.

그러나 선군은 숙영이 보고 싶은 마음에 두 차례나 몰래 집에 돌아와 자고 간다. 이때 숙영의 시아버지가 숙영의 방에서 새어 나오는 남자 목소리를 듣고 낭자의 정절을 의심하여 매월로 하여금 지키게 한다. 숙영에게 질투를 느끼던 매월이 다른 노비와 공모하여 숙영에게 누명을 씌운다. 시아버지는 하인을 시켜 숙영에게 매질을 하고, 이에 숙영은 억울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한다. 시부모는 자살 내막을 은폐하고자 하였으나, 칼과 시체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선군이 돌아와 받을 충격에 대비해 임 소저를 선군의 후실로 정해 둔다.

과거에 급제한 선군이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풍산 땅에서 숙영을 꿈에서 다시 본다. 숙영은 자신의 원통함을 밝히고 원수를 갚아줄 것을 당부한다. 집으로 돌아온 선군은 숙영의 죽음을 확인하고 파랑새로 변한 숙영의 도움으로 매월이 범인임을 찾아낸다. 숙영은 옥황상제의 은덕으로 다시 환생한다. 이때 선군과 약혼했던 임 소저가 정절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숙영은 선군에게 임 소저를 맞아들일 것을 권하고, 임금은 숙영과 임 소저에게 각각 정렬부인 · 숙렬부인의 직첩을 내려 준다. 세 부부는 행복하게 살다가 같은 날 승천한다.

필사본계는 주변 인물의 이름이나 신분이 다른 점, 선군이 낭자를 찾아갈 때 부모에게 사유를 알린 점, 낭자의 비통한 장례가 거행되는 점, 선경의 못 속에서 낭자가 재생해 나오는 점, 상소 사건이 없다는 점 등에서 목판본계의 내용과 구별된다. 후반부에는 구체적인 차이가 더욱 심하다. 필사본 중에는 재생한 낭자가 부모와 별거하는 것으로 되어 있거나 아예 장례 사건을 결말로 삼은 이본도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양반 사회 및 양반 가정을 배경으로, 도선사상에 바탕을 둔 비현실적 사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애정담이다. 「숙영낭자전」의 지역적 배경은 경상도 안동으로, 경판본과 활자본에서도 작품 배경은 영남이다. 그러므로 영남 지역에서 형성되고 향유되는 과정에 이 작품이 대중성을 확보하게 된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선군의 아버지는 영남 지방의 몰락 양반으로 보수적인 가문 의식을 대표하며 선군과 숙영의 애정을 방해하는 인물이다. 즉, 이 작품은 숙영의 시아버지를 통해 영남 지역의 몰락 양반들의 보수적이고 극단적인 가문 의식을 투영하고 있다.

또한, 숙영의 자살은 당대 조선 사회가 강요하는 ‘정절’과 열녀를 만들어 내는 사회 분위기 속에 저항하지 못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과 여성이기 때문에 제도적 모순 속에 ‘자결’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 여성의 비극성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서 숙영의 죽음과 임 소저의 수절이 보여 주는 여성의 정절 의식은 조선 후기 영남 지역의 극심한 정절 이데올로기 현상과 이로 인한 여성의 수난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경판본과 활자본에는 숙영이 재생한 후 특별한 갈등이 없이 집으로 돌아와 선군과 백공 부부와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에서 가부장 백 공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완화되었는데 이는 가문의 명예를 중시한 영남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숙영낭자전」에 나타난 부모와 자식의 갈등에서 효의 가치보다 애정의 가치가 승화된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 갈등의 해결 과정에서 가부장에 대한 비판이 완화된 것으로 볼 때 결국 조선 후기 효에 대한 인식을 근간으로 한 가부장적 질서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숙영낭자전」은 양반 문화의 특성이 강한 안동을 배경으로 형성되고 향유되기 시작하였고 대중성을 확보한 작품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서 몰락 양반과 사대부 가문이 가진 여성과 혼인에 대한 시각과 지역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숙영낭자전」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독자의 호응을 받은 작품이며 영역을 확장하며 여러 장르별로 향유층을 만들어 냈다. 출판물뿐만 아니라 판소리 「숙영낭자전」과 「숙영낭자」가 형성되었고 1935년 전후 LP음반으로 흑백 무성 영화가 만들어졌으며, 활자본을 저본으로 「숙영낭자전」이라는 현대 소설로 개작되어 1978년까지 간행되었다. 이후 「숙영낭자전」은 연극에 이어 국립창극단에서 공연물로 만들어으며 오늘날에도 꾸준히 반복되며 변화하면서 우리 문학사에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참고문헌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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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렬, 『설영전·숙영낭자전』(형운출판사,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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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일 編, 『조동일 소장 국문학연구자료』 10(박이정, 1999.)

단행본

김일렬, 『조선조소설의 구조와 의미』(형설출판사,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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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김선현, 「「숙영낭자전」 異本 現況과 變貌 樣相 硏究」(『어문연구』 42, 한국어문교육연구회, 2014)
김미령, 「<숙영낭자전>서사에 나타나는 대중성」(『南道文化硏究』 25, 순천대학교 남도문화연구소, 2013)
류호열, 「<숙영낭자전> 서사 연구 : 설화·소설·판소리·서사민요의 장르적 변모를 중심으로」(건국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0)
서혜은, 「영남의 서사 <숙영낭자전>의 대중화 양상과 그 의미」(『人文硏究』 74,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15)
임언숙, 「조선후기 애정소설의 애정 성취 양상과 그 의미 : <숙향전>과 <숙영낭자전>을 중심으로」(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2015)
정인혁, 「<숙영낭자전>의 "몸"의 이미지」(『한국고전연구』 28, 한국고전연구학회, 2013)
관련 미디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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