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성봉효록 ()

고전산문
작품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이칭
이칭
쌍셩봉효녹, 쌍셩봉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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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쌍성봉효록」은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임화정연」의 후편으로, 임규의 영웅적 기상과 가계에 대한 묘사로 시작하여 임규와 양씨 사이의 갈등에서 나타난 서얼 차별 제도와 적서 갈등, 가부장 제도에서 나타난 처첩 제도에 대한 비판과 여성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 악인형 여성 인물이 보여 주는 욕망과 정절의 갈등 등 인물별 갈등 양상을 다양하게 나타낸다. 더불어 당대 사회 구조의 모순점을 그리면서도 여성 의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정의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16권 16책. 국문 필사본(筆寫本)으로 국립중앙도서관(國立中央圖書館)에 소장되어 있다.

이 작품은 「임화정연(林花鄭延)」의 후편이다. 작품 속에 ‘월환단취기년회’로 연작된다는 언급이 있으나 「월환단취기년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실제로 창작되었는지도 불분명하다. 또한 현전하는 「쌍성봉효록」은 축약(縮約)과 생략(省略)이 심하다. 16권 끝에 “을묘 칠월초ᄉᆞ일 간곡셔 팔십권 번역”이라는 기록이 있어, 원래 80권의 방대한 작품이 16권으로 축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쌍성봉효록」은 임부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나는데, 이에 따라 기존에 논의되었던 「임화정연」을 정부 중심으로 읽어야 할 근거가 사라졌고, 「임화정연」과 「쌍성봉효록」이 성격이 다르므로 두 작품이 연작(聯作) 관계에 있으나 세계관(世界觀)이 다른 두 작가에 의해 창작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임화정연」보다 개인의 존재가 두드러지고 여성 중심적 시각이 심화하여 있다.

이 작품은 연구 초기 「임화정연」의 이본(異本)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후 「임화정연」 후속(後續)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실제로 「임화정연」의 전반부에서는 임규, 후반부에서는 정연경이 중심인물(中心人物)로 등장하고, 작품 끝에는 후편인 「쌍성봉효록」에서 벌어질 사건들이 요약되어 제시된다. 따라서 「임화정연」 자체만으로는 완결된 구조로 보기 어렵다.

임규 · 정연경 자녀들의 혼사(婚事)가 주된 사건인 「쌍성봉효록」까지 연결해서 의미를 파악하면, ‘「임화정연」-「쌍성봉효록」’ 연작이 임규와 정연경으로부터 출발하여 ‘임정양문록(林鄭兩門錄)’으로 나아가는 작품임이 드러난다.

내용

대명(大明) 성화(成化) 연간(年間)에 좌승상(左丞相) 임규가 정씨 · 연씨 · 화씨 세 부인의 소생(所生)인 백영 · 중영 · 성영과 서자(庶子) 효영을 차별 대우(差別待遇) 하자 첩(妾) 양씨와 효영이 원한을 품는다. 양씨 모자는 탈목생과 호선낭을 시켜 임백영의 처(妻) 유 소저(小姐)와 임중영의 처 소 소저(소태우의 장녀)를 여러 번 해치려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월관도인이 두 소저를 구출하여 조천관으로 숨겨 준다. 임규와 임백영이 출정(出征)한 사이에, 임효영은 임중영과 임성영을 역적(逆賊)으로 모해(謀害)하였다. 하지만 월관도인이 진실을 밝히면서 임효영은 달아나고 양씨는 안방에 딸린작은 방에에 갇힌다. 승전(勝戰)하고 돌아온 임규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양씨를 북원(北元)에 유폐(幽閉)시킨다. 그리고 유 소저와 소 소저는 돌아온다.

한편 정연경의 딸 계임은 문객(門客) 유현유와 혼인한다. 정계임이 유현유를 얕보자, 유현유는 여러 부인과 첩을 들이고 장모 여미주를 욕하여 정계임의 기세(氣勢)를 꺾으려 한다. 부부 갈등이 심각해지자 정연경은 계임을 심당에 유폐시킨다.

이후 서촉(西蜀)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정연경 · 유현유는 서촉의 반란을 진압하고자 출전하여 3년 만에 승전한다. 승전으로 인해 정연경은 남평후(南平候), 유현유는 서평장사(西平章事)가 된다. 정계임은 중병(重病)을 앓은 후 마음을 돌려 남편인 유현유와 화목하게 지낸다.

정연경의 장자(長子) 세윤은 초 소저와 혼인하고 장원 급제(壯元及第)한다. 임백영의 처 유 소저는 쌍성공자(雙星公子) 성인 · 성현 쌍둥이 아들을 낳고, 임성영의 처 단 소저는 딸 월아를 낳는다. 임백영은 금주(錦州) 지역의 순무어사(巡撫御使)로 부임(赴任)했다가, 달아났던 임효영을 찾아서 돌아온다. 임효영이 잘못을 뉘우친 후 임규는 양씨와 임효영 모자를 용서한다.

한편 임규의 아들 임계영은 소 소저(소태우의 차녀)와 혼인하였으나, 본래 색(色)을 탐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임계영은 우연히 어사(御史) 교운의 여동생 소교를 보는데, 임계영과 교소교(교씨)는 서로를 마음에 둔다. 교소교는 어머니인 가 부인의 질책(叱責)을 받고 도주하여 탕후의 부인 최씨의 양녀가 된다.

최씨의 친딸인 탕수벽(탕 소저)은 정세윤을 사모(思慕)하지만, 정세윤이 이미 외종사촌(外從四寸) 동생[表弟] 초 소저와 혼인하였으므로 수절(守節)하기로 결심한다. 교소교는 능운이고(능운)의 요사(妖邪)스러운 술법(術法)을 빌려 탕수벽의 마음을 돌이키고, 최 귀비(貴妃)를 통해 교소교 자신과 임계영, 탕수벽과 정세윤의 혼인을 하사하는[賜婚] 교지(敎旨)를 받는다. 이로써 교소교는 임계영과, 탕수벽은 정세윤과 혼인한다.

교소교가 초 소저를 모함하는 말을 듣고, 탕수벽은 초 소저에게 행패(行悖)를 부린다. 이에 정연경이 탕수벽을 심당에 가둔다. 임규는 교소교의 정체를 눈치채고 교소교를 교부로 보낸다. 가 부인이 교소교를 죽이려 하자 능운이 요정(妖精) 옥비낭낭에게 배운 술법으로 교소교를 구해 달아난다.

교소교가 용모(容貌)를 바꾸는 약[變容丹]으로 임계영의 처 소 소저로 변신하고, 진짜 소 소저를 납치한 후 소 소저로 행세한다. 진짜 소 소저는 현열진인에 의해 구원되어 무사히 아들을 낳고 천문지리와 비결(祕訣)을 배운다. 교소교가 본심을 숨기지 못하고 악행을 부리자, 임성인 · 임성현 형제와 월아 소저는 소 소저로 변신한 교소교가 진짜 소 소저가 맞는지를 판별(判別)한다. 그러자 교소교는 다시 도주한다. 탕수벽은 갇힌 지 4년 만에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받는다.

원의 후예(後裔) 탈목견이 몽고(蒙古)와 힘을 합쳐 변방(邊方)을 침범(侵犯)해 오자, 임백영과 임중영이 출전한다. 임성인 · 임성현도 아버지 임백영과 숙부(叔父) 임중영을 따른다. 한편 장사왕 주옹이 반역을 꾀하자, 임성영 · 정세윤 · 정세창은 출전한다.

한편 임규의 딸 혜주는 이성현과 혼인하였는데, 임혜주의 둘째 동서(同壻) 서씨가 임혜주를 시기하여 질녀(姪女) 신춘옥과 함께 임혜주를 모함하여 해친다.

신춘옥은 이성현의 재취(再娶)로 들어오고, 임혜주는 누명을 쓰고 유폐되었다가 후에 월관도사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고 풀려난다. 임규의 아들 임주영은 탕의벽(탕 참정(參政)의 딸)과 혼인하지만, 성격이 맞지 않아 탕의벽을 박대(薄待)한다.

교소교는 참지정사(參知政事) 부숙의 처 송 부인의 양녀가 되고 임주영과 혼인한다. 그러나 혼인날 벽력(霹靂)이 떨어지면서, 교소교는 벽력에 의해 내상(內傷)을 입고, 회복된 후에도 악취가 심해 임주영과 잠자리를 함께하지 못한다. 임규의 아들 임유영이 여 소저와 혼인하고, 맹씨 · 진씨를 재취 · 삼취(三娶)로 맞는다. 교소교는 진씨와 한패가 되어 임유영 · 임주영에게 사람의 마음을 현혹(眩惑)시키는 약[迷魂丹]을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들고서, 임유영의 처 여씨와 정세윤, 임주영의 처 탕의벽과 맹씨의 오라버니 맹생이 각각 정을 통했다고 모함하여 해친다.

조정(朝廷)에서 이 일을 알게 되어 정세윤 · 맹생 · 여씨 · 탕씨를 모두 먼 곳으로 귀양 보내고, 교소교는 임규에 의해 친정으로 쫓겨난다. 교소교는 송 부인의 아들 부 어사를 유혹하다가 실패하자 재물을 훔쳐 달아난다. 월관도사는 임유영 · 임주영의 약물 중독(藥物中毒)을 치료한다.

임백영 일행은 탈목견과의 대전(對戰)에서 불리한 전세(戰勢)에 처했지만, 임성영 · 정세윤은 장사왕의 항복을 받고 돌아온다. 황제가 죽고 인종(仁宗) 황제가 즉위하자, 능운이 어리석은 한왕(漢王)을 이용해 임씨와 정씨 가문을 역모죄에 연루시킨다. 달아났던 교소교는 탈목견의 왕비가 된다.

옥비낭낭의 훼방(毁謗)으로 명나라 군사들은 여러 번 위기를 겪었으나 월관 · 설원(임계영의 처 소 소저)의 도움으로 승전(勝戰)한다. 명나라 군사들의 회군(回軍) 중 원수의 일행이 역모죄로 압송(押送)되지만, 쌍성공자 임성인 · 임성현이 등문고(登聞鼓)를 울려 범인을 밝히면서 교소교와 능운 등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설원이 소 소저임이 밝혀져, 소 소저는 충렬부인으로 봉해진다.

여 소저 · 탕의벽은 각기 남편을 거부하다가 결국 화해한다. 소 소저도 아들을 데리고 귀가한다. 선종(宣宗)이 즉위하자 한왕은 반역을 꾀하지만 실패한다. 쌍성공자 임성인 · 임성현은 장원 급제한 후 진왕의 두 공주와 혼인한다. 월아 소저는 태자비(太子妃)가 된다. 태사(太師) 임규 부부는 80여 세로 생을 마감한다.

한편 임성인 · 임성현은 변방의 난을 진압하여, 임성인은 서평왕(西平王), 임성현은 서정공(西定公)이 된다. 세월이 흘러 명나라 말기에 세상이 어지러울 때, 임씨와 정씨 두 가문은 모두 은거(隱居)한다.

의의와 평가

「쌍성봉효록」은 임규 · 정연경의 자녀들이 혼인하는 이야기이다. 특정 인물을 주인공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인물이 등장하여 다양한 사건을 엮어 나가는 작품이다.

서사의 지향점이 임씨 · 정씨 두 가문의 번영(繁榮)을 기리는 데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典型的)인 가문소설(家門小說)이며, 사건들을 복잡하게 엮어 가는 구성력과 개성적 인물(個性的人物)의 형상화(形象化)가 탁월하다. 부분적으로 적서 차별이나 남성의 횡포(橫暴)에 맞서는 여성의 자아의식(自我意識) 등 봉건 사회(封建社會)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問題意識)도 담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갈등은 임규와 처 양씨 사이에 태어난 효영으로 인한 갈등이다. 양씨는 임규와 운우지정(雲雨之情)을 가장 먼저 맺었음에도 첩의 지위에 있었고 양씨의 아들은 서얼이 된다. 이 때문에 양씨 모자는 서얼 제도라는 사회 제도에 강한 불만을 품고 종법제라는 규범 질서가 안고 있는 모순(矛盾)에 문제를 제기한다.

다음은 가부장 제도(家父長制度)에서 나타난 여성 인물의 자기희생(自己犧牲)이다. 이 작품에는 당대 조선시대 여성 인물들이 본받아야 할 전형적인 유교적 인물에 관한 서술의 비중이 약하고, 여성에게 가해지는 갖가지 억압(抑壓)을 고발(告發)하려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임주영의 처 탕의벽은 처첩 제도에 대한 비판을 보여 주는 인물로, 당시 가부장적 억압에서 벗어나 강개한(慷慨) 여인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등 당대 사회 규범(社會規範)에 대항하여 여성의 정체성(正體性)을 확립(確立)하려는 모습을 보여 준다.

또한, 이 작품은 여성의 자의적(恣意的) 선택에 의한 결혼을 비판하고 있다. 사회 제도에 반항하여 자기 뜻에 따라 남성을 선택하는 탕의벽이라는 여성을 등장시킴으로써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도전하는 과감(果敢)한 여성을 그리고 있다. 더 나아가 교소교(교씨)는 음탕(淫蕩)한 여자를 형상화한 인물로, 성적 욕망에 충실하고 음욕(淫慾)을 추구하다 결국 죽음을 맞는다. 교소교는 당대 남성 중심적(男性中心的) 체제 안에서 용납할 수 없는 가장 위험한 인물이다.

「쌍성봉효록」에는 전반적으로 도교(道敎)와 관련된 서사가 나타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선계(仙界)는 여주인공이 의술(醫術)을 익히거나 천서(天書)의 비결을 전수(傳受)하는 곳으로, 개성적인 여주인공을 형상화한다. 또한, 도사(道士) 혈연진인은 여성 조력자(助力者)로, 선계에 살며 인간의 문제를 살피고 해결할 뿐만 아니라 도사형 여성 조력자로서 주체성(主體性)을 발휘한다. 「쌍성봉효록」에서 선계는 여도사만이 거주하는 곳으로 남성이 출입할 수 없는 곳임을 강조한다. 즉, 선계는 가부장 제도의 규범에 속박당하던 여성들이 해방감(解放感)을 느낄 수 있는 여성만의 세계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쌍성봉효록」은 적서 차별에 대한 문제점, 그리고 가부장 제도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여성 및 선계를 매개로 한 개성적인 여성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써 당대 여성의 문제의식과 여성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모습 등을 보인다. 이 작품은 당대 사회 구조의 모순점을 발견한 양반층 여성들의 의식을 강하게 투영하는 등 고전소설사에서 다양한 문학적 토대(土臺)를 마련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쌍성봉효록」(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단행본

이수봉, 『가문소설연구』(형설출판사, 1978)
김기동, 『한국고전소설연구』(교학사, 1981)
송성욱, 『조선시대 대하소설의 서사문법과 창작의식』(태학사, 2003)

논문

김동욱, 「<林花鄭延> 연구」(서울대학교 박사논문, 2016)
문용식, 「< 쌍성봉효록 >에 나타난 갈등 양상과 사회적 의미」(『古小說硏究』 3, 한국고소설학회, 1997)
송성욱·양혜란, 「〈임화정연〉 연작 연구」(『古典文學硏究』 10, 한국고전문학회, 1995)
엄기주, 「「林花鄭延」 連作 硏究」(『국어국문학』 116, 국어국문학회, 1996)
채윤미, 「『쌍성봉효록』 에 나타난 여성과 도교의 관계」(『문헌과 해석』 61, 문헌과해석사, 2012)
채윤미, 「한글장편소설의 도교서사 연구 - 『천수석』 및 『임화정연』 연작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8)
채윤미, 「조선후기 한글장편소설의 선계(仙界) 형상 연구 - 여성인물의 선계 체험담을 중심으로 -」(『한국학논집』 83, 계명대학교 한국학연구원, 2021)
한길연, 「몸의 형상화 방식을 통해서 본 고전대하소설 속 탕녀연구-『쌍성봉효록』의 ‘교씨’와 『임씨삼대록의』의 ‘옥선’을 중심으로」(『여성문학연구』 18, 한국여성문학학회, 2007)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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