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원인과 증상에 따라 배합 조제된 혼합약물을 복용하기 위하여 일정한 약탕기에 물을 넣고 끓인 다음 짜서 그 즙액을 취하여 마시는 것을 탕제라고 한다.
이러한 방법은 이제까지 임상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여 온 것으로, 소화가 잘되고 흡수가 빨라서 효과도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체질과 증상을 참작하여 약의 배합에 있어서 더 넣고 빼는 약재를 자유스럽게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탕제의 결점은 손을 여러 번 거치고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번거롭고 또 달인 즙액의 보관과 이동이 불편하다.
약탕기는 돌로 만든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 이유는 인삼·길경(桔梗)과 같이 철로 만든 그릇에서 끓이게 되면 상극작용을 나타내는 것이 있어 효능이 감소되어 바라는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을 빨리 끓이기 위하여 더운 물이나 끓는 물을 넣어서는 안 되고, 처음부터 찬물을 사용하여야 한다. 이때 가능하면 신선한 자연수가 좋다.
급성으로 발병한 질환에는 1시간 정도 달여서 복용하고, 만성질환이나 체내에 병원균의 저항력을 증대시켜 주는 약물일 때에는 2시간에서 4시간까지 달인다. 만약 4시간 이상 경과되어 오래도록 달이면 약 속에 함유되어 있는 유효성분이 파괴되거나 다른 물질로 변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것은 화력(火力)이다. 약은 한 첩 단위로 하여 1ℓ의 물을 기준으로 하여, 달이고 난 뒤의 즙액이 4분의 1쯤 줄어든 것이 정상이다.
달인 즙액은 너무 뜨겁지 않고 따뜻할 때 복용한다. 만약 독성이 있는 부자(附子)와 같은 약을 시험하기 위하여서는 찬 것을 복용하여 나타나는 반응으로 조절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