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별가’라고도 한다. 몇 가지의 필사본이 전하나, 미세한 자구의 차이만 보여 주는 동일본의 전사본(轉寫本)이다.
전주 지방에서 목판으로 찍어 낸 완판본 「퇴별가」는 이 작품을 인쇄한 것이다. 읍내본(邑內本) 「퇴별가」를 영인한 자료와 이를 주석하고 각 이본 간의 차이를 표시한 자료가 출판되었다.
이본 중에는 용궁에 잡혀 온 토끼를 동정적인 관점에서 서술하고, 별주부의 아내가 우직한 남편보다 영리하고 멋진 토끼에게 애정을 표시하게 되는 것도 있다. 신재효의 「토별가」는 충성스러운 별주부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서술하고 이에 걸맞게 그의 아내도 정숙하게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다른 개작의 방향을 보여 준다. 이것은 유교적 이념 구현에 충실하려는 그의 가치관의 구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별주부가 토끼를 찾으러 산중의 짐승이 모인 모족회의(毛族會議)에 끼어드는 부분에는 신재효의 현실 인식 태도가 반영되어 있다. 지방 수령을 호랑이에 비유하고 아전을 사냥개에 비유하고 멧돼지와 다람쥐를 백성에게 비유하고 있는 부분은 약육강식이라는 생태계 현상을 사회적 착취 관계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조선조 후기의 사회 현실을 투철히 파악했던 작자의 현실 인식 태도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것은 지배이념을 긍정하지만 사회 현실의 모순은 비판하려는 의식의 양면성이 빚어낸 결과였다.
신재효의 「토별가」가 독서물로 전환될 수 있음은 이 작품이 완판본 「퇴별가」로 인쇄되었던 사실에서 확인된다. 그러나 그의 「토별가」의 일부는 김수영(金壽永)의 창본에 수용되었으며, 그의 초청으로 고창에 와서 소리 선생을 하였던 김세종(金世宗)의 영향을 받은 유성준(劉成俊)의 창본에도 상당 부분이 수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