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쇠가 (변강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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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판소리 계통의 작품.
이칭
이칭
가루지기타령
내용 요약

「변강쇠가」는 작자·연대 미상의 판소리 계통의 작품이다. 1권 1책의 국문 필사본으로, ‘가루지기타령’·‘횡부가’라고도 한다. 현재 신재효에 의해 정착된 「변강쇠가」만 전할 뿐 소설화되어 전하는 것은 없다. 음탕한 남녀, 유랑, 장승동티나 시체에 대한 금기와 관습 등이 소재로 쓰이고 있다. 이 소재들을 통해 유랑민들의 비극적 생활상을 희극적으로 형상화하였다. 이 작품은 다른 판소리계 작품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문학적 형상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녀의 성기를 묘사하는 기물타령에서는 놀라운 상상력과 다양한 비유를 보인다.

목차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판소리 계통의 작품.
내용

1권 1책. 국문 필사본. ‘변강쇠타령’ · ‘가루지기타령’ · ‘송장가’ · ‘횡부가(橫負歌)’라고도 한다. 현존 작품으로는 신재효(申在孝)에 의해 정착된 「변강쇠가」만이 있을 뿐, 다른 판소리처럼 소설화되어 전하는 것은 없다. 유랑민들의 비극적 생활상을 희극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천하잡놈인 강쇠는 남쪽지방에서 북쪽지방으로 올라오고, 팔자에 과부로 운명지워졌기 때문에 마을에서 쫓겨난 옹녀는 북쪽지방에서 남쪽지방으로 내려간다. 두 사람은 개성으로 넘어오는 골목인 청석관에서 만나 즉시 부부로 결합한다. 강쇠와 옹녀는 혼인 후에도 유랑을 계속한다. 옹녀는 생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는 데 반해, 강쇠는 도리어 온갖 못된 짓을 다 저지른다. 결국 이들은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지리산에 정착하게 된다.

그러나 나무하러 간 강쇠가 장승을 패 와서 군불을 때고 자다가 장승 동티(動土 : 건드려서는 안될 것을 건드려 그것을 관장하는 지신의 노여움을 사서 받게 되는 재앙)로 죽는다. 죽은 강쇠의 시체를 치우기 위해서 옹녀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맨 처음 지나가던 중이 강쇠의 시체를 묻은 뒤 옹녀와 같이 살려고 하다가, 시체에서 나오는 독기인 초상살(初喪煞)을 맞고 죽어버린다.

이어서 유랑광대패인 초라니와 풍각장이들이 나타나서 강쇠의 시체를 묻으려다가 역시 초상살을 맞고 차례로 죽어 넘어진다. 마지막으로 마종(馬從) 출신의 뎁득이가 각설이패의 도움을 받아 시체를 운반하던 중, 시체들과 그것을 지고 가던 사람들이 함께 땅에 붙어버린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옹좌수가 굿판을 벌이자, 땅에 붙었던 사람들이 땅에서 떨어진다. 마지막까지 강쇠의 시체가 등에 가로 붙어서 애를 먹던 뎁득이도 시체를 떼어내고는 옹녀 곁을 떠나버린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의 기원이나 형성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판소리사에 하나의 문제를 제기한다. 서도(西道)나 경기지방에 「변강쇠타령」 또는 「변강수타령」이 잡가로 전하고 있는데, 「변강쇠가」보다 단순한 내용으로 「변강쇠가」의 기원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변강쇠가」는 경기지방의 탈춤과도 상통하는 점이 있다. 작품 속의 유랑하는 대목을 보더라도, 「변강쇠가」는 「배뱅이굿」과 더불어 판소리의 다른 작품과는 상이하게 경기 이북 지방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판소리의 형성기에 충청도 이남에서 불리는 남도창(南道唱)의 중요한 종목으로 등장된 「변강쇠가」가 장승제의와 같은 굿에서 파생되었으리라 추정하는 견해도 있어서 기원과 형성을 밝혀 내는 일이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다.

「변강쇠가」의 중요한 소재로는 음탕한 남녀의 이야기, 바보 온달 이야기에 나오는 「상여부착설화(喪輿附着說話)」를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아홉 번씩이나 결혼한 여자의 이야기인 「구부총설화(九夫塚說話)」, 장승동티의 민속적 금기(禁忌), 시체를 가로지는 관습적 사실 등이 지적되어왔다. 이러한 소재들은 너무 단편적이고 서로 관련성을 맺을 수 없는 성질의 것들이어서, 「변강쇠가」의 기원이나 형성의 구심점이 되었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소재들은 작품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유랑민의 생활과 그들의 유랑 생활에서 나타나는 참혹한 모습에 관한 것이다. 작품의 전반부는 유랑하던 강쇠와 옹녀가 정착생활을 강렬히 열망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좌절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후반부 역시 정착생활에 실패하고 마는 유랑민들의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유랑민들의 비극적 삶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유랑광대들이 그들의 생활을 직접 이야기하는 방식을 통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변강쇠가」가 잘 짜여 있다는 인상을 주기보다는 아무렇게나 얽혀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점도 그러한 가능성을 짐작하게 해 준다.

이 작품은 겉으로는 매우 희극적으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비극적 구조를 감추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떠돌아다니면서 삶을 즐기는 인물들이 아니다. 오히려 삶의 터전을 잃고 살아나가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해야 하는 인물들이다. 그렇게 볼 때, 이들은 비참하고 불행한 인물들이다. 이러한 인물들이 작품의 진행에 따라 죽거나 파멸한다는 점에서 비극적 삶의 종말을 보여준다.

그런데 비극적 삶의 종말은 희극적으로 표현되며, 이에 따라 이 작품의 비극적 구조는 희극적 요소에 차단당한다. 비극적인 삶의 이야기가 희극적으로 나타나는 까닭은 유랑광대패가 청중이나 관중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비참하고 불행한 자신들의 삶의 모습을 희극적으로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판소리로 불렸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문학적 형상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녀의 성기를 묘사하는 기물타령(奇物打令)에서는 놀라운 상상력과 다양한 비유로써 남녀 성기의 묘사와 유랑민들의 현실적 욕구를 교묘히 묶어놓은 언어적 형상력이 나타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묘사가 일으킬 외설적 · 감각적인 자극이 투철한 현실인식을 계기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다른 판소리 작품들은 생산 주체인 광대들의 문화와 소비 주체인 양반사대부층의 문화의 상호관련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오로지 생산 주체인 하층민의 문화적 성격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판소리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신재효가 정착시킨 여섯 마당에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고종 때까지는 계속 공연되었던 작품으로 보이나, 현재는 전수가 끊어진 상태이다. 다만, 박동진(朴東鎭) 명창에 의해 불려진 바가 있기는 하다.

「변강쇠가」보다 성적 표현이 있는 다른 민속극은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다. 이와 관련지어 볼 때, 이 작품의 사설이 조잡하고 내용이 음란하기 때문에 판소리의 공연작품으로서의 생명이 일찍 단축되었다는 견해는 「변강쇠가」의 판소리사적인 운명을 완전히 설명해주지 못한다. 이 문제는 이 작품의 기원이나 생성의 문제, 그리고 판소리의 생산주체인 광대층과 소비주체인 양반사대부층의 수용문제 등과 관련시켜 계속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판소리연구』(국어국문학회 편, 태학사, 1998)
『한국가요의 연구』(김동욱, 을유문화사, 1961)
『조선창극사』(정노식, 조선일보출판국, 1940)
「변강쇠가연구」(서종문,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75)
「신재효와 변강쇠전」(손락범, 『학술계』1-1, 1958)
「신재효판소리전집」(강한영 해제, 『인문과학자료총서』5, 연세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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