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을 치는 굿패들은 당산(堂山)굿과 같은 마을굿을 농악으로 치는데, 서낭당에서 당굿을 칠 때는 당 앞에서 열을 지어 이리저리 판을 벌이는 놀음이나, 집집마다 돌면서 고사를 지내는 마당밟이(地神밟기)와 걸립굿을 칠 때의 마당놀음을 확대하여 걸립패들이 낮에 걸립을 하고, 밤에 구경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농악놀이로 판놀음을 벌이는 데에서 생겼다.
나중에는 마을이나 저자를 돌며 판굿을 치고 행하(行下:놀이가 끝난 뒤에 주는 보수)를 받는 놀이패들이 생겼으니 남사당패·짠지패·포장걸립패 따위이다. 요사이에는 여성 농악단이라는 것이 생겨서 판굿을 치며 순회공연을 한 적이 있다. 현재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의 농악 경연, 각 지방 민속행사에서의 농악 경연은 모두 판굿농악이다. 구성은 지방마다 다르나 대개 다음과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주로 길에서 이루어지는 길굿가락, 다음에는 상쇠의 인도에 의해 일렬종대로 서서 오른쪽으로 돌며, 1∼7채의 가락을 치는 채굿가락을 치며 돌다가 굿패들이 열을 지어 갖가지 도형을 지으며, 여러 가지 진법놀이를 벌이고 나서 농사짓는 시늉을 하는 농사풀이, 무동이 쇠꾼 어깨 위에 올라가서 춤추는 동고리, 상쇠놀이·설장구놀이·소고놀이, 열두발 상모돌리기와 같은 개인기를 보이는 벅구놀음, 굿패들이 민요를 합창하는 소리굿과 같은 놀음들을 벌인다.
이때는 고장에 따라서 쇠꾼들이 재담으로 연극을 벌이는 도둑재비를 하기도 하고, 수박치기·등 맞추기·기와밟기와 같은 놀이를 벌이기도 한다. 농악의 온갖 기예를 총 집성하여 그들의 기량을 발휘하는 농악인 만큼 음악적으로나 무용적으로 가장 기량이 높은 농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