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책. 필사본. 각 책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등초한 필체도 각양으로 되어 있다. 또 각 책마다 별도의 표제가 있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책머리에 자서(自序)가 있고, 제1책이 부부(覆瓿), 제2책이 학고만언, 제3책이 청전잡취(靑田雜聚), 제4·5책이 청전삼고(靑田三稿), 제6책이 학고만언, 제7책이 시고(詩稿), 제8책이 학명산고(鶴鳴散稿), 제9책이 담유(談腴), 제10책이 호사창수록(湖社唱酬錄)이다.
내용은 제9책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다. 시는 김덕유(金德裕)·정근(鄭瑾)·정박(鄭璞)·권세항(權世恒)·안윤덕(安允德)·권하언(權夏彦)·금구성(琴九成)·권세정(權世鼎)·김맹작(金孟綽) 등과 창수한 것이 많다.
궁중에서 사육하던 곰을 놓아 보낸 사실을 읊은 시의 서(序)에는 현종이 동궁(東宮)으로 있을 때의 일임을 야사(野史)에서 보았다는 내용이 있다. 이익(李瀷)을 그리워한 시제(詩題)도 더러 있다.
「청전잡취」는 다른 사람의 시를 모아 거기에 주묵(朱墨) 평점을 한 것이다. 이헌경(李獻慶)을 비롯, 임상원(任相元)의 「백마강(白馬江)」, 정철(鄭澈)의 「망양정(望洋亭)」, 권필(權韠)의 「독두시(讀杜詩)」·「송경회고(松京懷古)」, 그 밖에 「단종대왕문두견작(端宗大王聞杜鵑作)」·「폐주광해제주작(廢主光海濟州作)」·「효종대왕심양작(孝宗大王瀋陽作)」 등 상당수가 있다. 저자가 평소 애송하던 것들을 한 데 모아 놓은 듯하다.
「담유」는 삼각산(三角山)을 비롯해 관서·관동·호남·영남 일대의 산수와 명승고적을 답사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은 유람기(遊覽記)인데, 저자의 시 또는 고인의 시가 가끔 섞여 있다.
대체로 제1책 「부부」는 초년작에서 발췌한 것이고, 제2책의 「학고만언」은 중년작, 제4책 「청전삼고」부터 제9책 「담유」까지는 만년작이다. 제10책 「호사창수록」은 저자가 말년에 고향에서 시우들과 여생을 즐기며 지은 것으로 전편 중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창화(唱和)하던 인물들의 시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