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실록’이라는 표제의 문헌으로 두 종류가 있는데, 김동욱(金東旭) 소장본은 한편의 가사로 되어 있으며, 서울대학교 가람문고본은 「계녀ᄌᆞ록」·「남자행실기」·「녀자ᄒᆡᆼ실기」·「우화가」의 네 편의 가사작품으로 엮어져 있다.
이 가운데에서 서울대학교 가람문고본 소재의 「남자행실기」는 부모가 애지중지 키웠으되 노름과 색에 빠져 패역해진 사례를 든 뒤 남자가 따라야 할 행실의 규범을 노래한 가사이며, 「녀자ᄒᆡᆼ실기」는 여자가 따라야 할 규범을 노래한 가사이고, 「우화가」는 임을 그리는 내용의 애정가사이다.
서울대학교본 소재의 「계녀ᄌᆞ록」과 김동욱본의 가사는 그 내용이 같고 표현도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어 이 두 문헌이 같은 작자의 작품이 아닌가 여겨진다. 특히, 김동욱본의 가사에 비하여 「계녀ᄌᆞ록」은 내용이 조금 더 풍부하고 가사이면서도 소설적 구성을 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숙종 때에 경상도 안동에 김낙영이라는 사람이 있어 딸을 두었는데, 그 딸은 10세 전에 『열녀전』 효경편을 외운 총명한 인물이었다. 15세에 출가하였으나 그 집안이 영락하여 빈궁하기 짝이 없었다. 오라비가 와서 보고는 데려가고자 하였으나 삼종지의를 들어 응하지 않았다.
남편은 글만 알고 시부모는 망령들고 시누이는 흠만 잡는데, 쌀을 꾸러 인가에 갔다가 모욕만 당하고 돌아온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부지런히 치산에 힘써 마침내 논밭 사고 고대광실 지어 빈궁한 사람 구제하고, 아들 형제는 급제하여 승품되고 딸은 길러 출가하게 되었다. 이에 시집가서 지킬 규범을 이야기하면서 괴똥어미가 부잣집에 시집와서 패역한 행실로 패가망신한 일을 길게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