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하화계리 유적 ( )

선사문화
유적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북방면에 있는 석기시대 점선무늬토기 · 돌도끼 등이 출토된 집터.
정의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북방면에 있는 석기시대 점선무늬토기 · 돌도끼 등이 출토된 집터.
개설

홍천 하화계리 유적은 ‘사둔지’ 지역의 1차 조사와 ‘도둔’ 지역의 2차 조사로 진행되었다. 1차 조사는 1990∼1991년에 강원대학교 조사단이 발굴하였다. 유적 발굴 이전에는 구석기시대 문화에 대한 활발한 조사에도 불구하고 중석기시대 문화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였었는데, 이 유적을 통해 한반도내 중석기시대 문화는 명확하게 등장할 수 있었다. 이후 1995년에 강원대학교박물관이 ‘도둔’ 지역에 들어서는 조선맥주공장 건설지역내의 문화유적을 조사하면서 중석기시대는 다시 한 번 확인받았다.

내용

유적이 자리한 곳은 홍천강을 남 · 서쪽으로 두고 동쪽에는 평탄한 들판이 펼쳐져 있어 강가 둔덕은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홍천강 외에도 유적 주위에 크고 작은 산이 둘러쳐져 있어 중석기시대 사람들이 물고기잡이와 사냥을 하기에 알맞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문화층은 현 홍천강의 강수면보다 10m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중석기시대 이후 강 하상은 상류에서 흘러 내려온 토사로 인해 높아졌으며, 많은 침식작용으로 물흐름은 변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유적은 후기 갱신세의 마지막 빙하기 이후에 형성되었다. 한반도는 약 15,000년 전을 고비로 해서 점차 큰 추위가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하화계리의 토양쐐기구조 상부에서 드러나는 유물포함층은 그 이후에 퇴적된 것이 분명하다. 그 시기는 중석기시대인 12,000∼10,000 전에 해당된다.

1차 조사시에는 중석기시대의 많은 유물들이 발굴되었다. 유물들이 출토되는 층위상의 특징은 토양 빛깔이 옅은 갈색을 띠고 있고, 30∼50cm 정도의 퇴적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유물포함층 아래에는 추운 기후를 지시해주는 토양쐐기구조가 발달해 있었는데, 이러한 층위상의 특징을 지닌 최상층의 옅은 갈색 찰흙층은 하화계리 지역의 특징이다. 이와 비슷한 퇴적구조를 지닌 다른 지역의 몇몇 유적들에서는 이러한 층위의 두께가 상당히 얇아 그 문화유형의 전모를 밝히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아울러 잔석기들이 수천점 발굴됨으로써 한 시기의 문화유형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사둔지’ 유적에서 발굴된 석기들은 중석기시대 사람들의 솜씨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세석기였다. 발굴장에서 석기제작과정 중에 깨진 격지조각, 돌날몸돌에서 떼어낸 돌날격지를 포함한 많은 모루돌이 발견되었다. 이 발견으로 이곳은 중석기시대에 다양한 세석기를 제작하던 작업장소이며, 오랜 기간 살았던 주거지가 있었던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석기들은 모두 7,151점으로 석재는 석영이 5,958점, 흑요석 834점, 수정 159점, 반암 50점, 판암 71점, 유문암 6점, 규암 6점, 규질암 11점, 기타 3점이었다. 이로 보아 하화계리 중석기시대 사람들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석영 자갈을 석기의 재료로 많이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석기를 용도별로 분류하면, 주먹도끼 10점, 찍개 58점, 찌르개 119점, 사냥돌 5점, 긁개 981점, 밀개 115점, 자르개 132점, 돌날 515점, 째개 294점, 주먹대패 7점, 주먹까뀌 1점, 새기개 138점, 뚜르개 65점, 톱날 15점, 홈날 17점, 돌망치 24점, 떼개 2점, 모루돌 1점, 미늘 21점, 화살촉 36점, 창끝 4점, 몸돌 33점, 돌날몸돌 27점, 덜된연모 201점, 격지 · 부스러기 4,330점이었다.

구석기시대에 많이 나타나는 큰 석기들인 주먹도끼 · 찍개 · 사냥돌 · 주먹대패와 같은 것은 줄어드는 반면에 작은 석기들인 긁개 · 밀개 · 돌날 · 째개 · 새기개 · 뚜르개 · 미늘 · 화살촉 · 돌날몸돌 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은 제작된 시기가 중석기시대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 중에서도 돌날몸돌 · 좀돌날 · 화살촉 · 미늘의 존재는 그 사실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2차 조사시 ‘도둔’ 유적에서는 모두 789점의 석제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그 중에서 도구로 분류할 만한 것들은 전체 유물의 약 14% 정도에 해당하는 114점이었으며, 나머지 대부분은 버리는 석재로 잔격지 · 부스러기 · 덜된연모 · 몸돌 등이 차지하였다. 도구 중에서 대형석기에 속하는 찍개나 주먹대패 등은 매우 드문 반면, 긁개 · 밀개 · 째개 · 뚜르개 등의 소형석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약 95%에 이른다. 석기제작에 이용된 재료는 거의 대부분 유적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석영 자갈돌이었으며, 드물게 니암도 있었다.

‘도둔’ 유적은 ‘사둔지’ 유적과 동일한 시기에 형성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사둔지’에 비해서 ‘도둔’의 발굴유물은 빈약하다. 그것은 유적의 성격과 거주기간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사둔지’ 유적은 상당히 많은 수의 거주 인원이 적어도 오래 머물었다고 추정하지만, ‘도둔’ 유적은 수습된 적은 유물로 보아 한차례 잠깐 동안 머물며 석기 제작행위가 이루어진 임시 거주지로서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특징

‘사둔지’ 유적의 특이한 점은 이곳에서 구하기 힘든 수정으로 159점의 석기를 만들었고, 이 지역 주변에서는 산출지가 전혀 없는 흑요석으로 834점의 석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다른 구석기시대 유적과 구분되는 특이한 점이다. 이렇게 섬세하고 작은 석기를 만들기에 적합한 흑요석과 수정이 1,000점에 가깝게 출토된 것은 중석기시대의 유적임을 더욱 분명하게 밝혀 준다.

흑요석은 주로 돌날, 찍개, 긁개 등의 석기를 만드는 재료로서 매우 귀중하게 다루었다. 이 곳의 흑요석은 성분함량 및 암질분석에서 그 원산지가 서로 다른 세 곳이거나 동일지역이라도 분출시기가 서로 다르다는 결과가 나왔다. 수정과 같은 석재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강도가 8이상으로 단단하기 때문에 특수한 제작수법으로 석기를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양한 제작기법을 보이는 돌날몸돌도 27점 발굴되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산출된 돌날의 수는 515점에 이른다. 특히 흑요석이 834점, 수정이 159점이나 발견되어 주목된다. 우리나라 단일 유적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가 출토된 셈이다. 또한 석영, 흑요석, 수정 등 한 종류의 암질만을 주로 다룬 석기제작장이 각각 분리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의의와 평가

한반도 내에 중석기시대 문화는 홍천 하화계리 유적이 발굴되면서 명확하게 대두되었다. 최근 수십년간 구석기시대 문화에 대한 유적조사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나 중석기시대 문화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였었다. 물론 중석기시대 유적의 존재를 찾으려는 일부 학자들의 노력이 있었으나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수천 점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잔석기가 마지막 빙하기 최말기에 형성된 퇴적층에서 출토되어 우리나라에서 공백으로 남아있던 중석기시대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도둔’ 유적에서 발굴된 몸돌이나 격지, 부스러기 등 특징적인 생산물의 존재는 유적에서 행해진 활동과 석기 제작기술을 추론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참고문헌

『홍천 하화계리 작은 솔밭 구·중석기유적조사보고서』(강원고고학연구소, 2004)
『홍천 하화계리 도둔 중석기 유적 발굴 조사 보고서』(강원고고학연구소, 1996)
『홍천 하화계리 중석기시대 유적 발굴 조사보고』(최복규·김용백·김남돈, 1992)
「홍천 하화계리 도둔 중석기시대유적의 부합유물 분석」(최승엽, 『우석이구용교수 정년기념논총』, 1998)
「홍천 하화계리 ‘도둔’ 중석기시대 유적의 석기분석」(최승엽, 『선사와 고대』10, 1998)
「북한강 유역의 구·중석기시대 문화」(최복규, 『향토서울』54, 1994)
「홍천 하화계리 중석기시대 유적의 조사연구」(최복규, 『박물관기요』9, 1993)
관련 미디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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