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싸움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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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5월 4일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저전리에서 마을의 중간을 흐르는 내를 중심으로 동과 서로 편을 나누어 양쪽이 겨루는 성인남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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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음력 5월 4일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저전리에서 마을의 중간을 흐르는 내를 중심으로 동과 서로 편을 나누어 양쪽이 겨루는 성인남자놀이.
내용

음력 5월 4일, 즉 단오 전날 밤 이 마을의 중간을 흐르는 내를 중심으로 동쪽의 양지마을이 한패가 되고 서쪽의 음지마을이 한 패가 되어 겨루는 남성집단놀이이다.

마을에 전하는 유래담에 의하면, 이 마을은 예로부터 계절에 관계없이 불이 자주 일어났다. 마을사람들은 서북쪽 멀리에 솟아 있는 학가산(鶴駕山) 마루가 앞의 두 산 사이를 통하여 마을을 목 넘어 내려다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 화기(火氣)를 누르기 위하여 이 놀이를 꾸며 매년 놀아왔는데 이 싸움을 놀고 부터는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 하며, 6·25 이듬해까지 놀았다고 한다.

놀이방법은 다음과 같다. 날이 어두워지면 각 패가 정한 곳에 모여 “재미있게 놀자.”고 의논한 뒤 진세를 펴고 밤이 깊도록 놀게 된다. 25세 내외로부터 50여세에 이르기까지 힘이 센 자는 모두 참가하는데, 각 패가 30명 정도이다. 무명옷을 입고 머리에는 석자 머리띠를 매는데, 장군과 부장은 머리띠에 한 움큼의 풀을 꽂아 표시한다.

도구는 화상 뿐인데, 묵은 뽕나무 뿌리를 캐어다가 말려서 등걸에 흠을 낸 것이다. 화상이라는 명칭은 아마 이 뽕나무 뿌리의 한자 표기에서 유래하였을 것이다. 이 뽕나무 뿌리에 한발 가량의 새끼줄을 맨다. 그 새끼는 세 가닥으로 꼰 것으로 나무뿌리로부터 반발 정도는 삼을 두드려서 질기게 꼬아 만든 것이다.

싸울 때는 뽕나무 뿌리에 불을 붙여 머리 위로 휘두르면서 공격하며, 상대편의 화상을 감아서 잡아당겨 빼앗는다. 화상을 많이 빼앗는 편이 승리하는 것이다. 양패가 진세를 펴면 “와아 ─” 하며 함성을 지르고 화상에 불을 붙인다. 먼저 부장이 나와서 기량과 힘을 겨루고, 승부가 나지 않으면 전체의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서로 상대편을 포위하려고 밀고 밀리는데 캄캄한 허공에 휘황한 불꽃 원이 어지럽게 난무하게 되고, 간혹 격렬한 당기기싸움이 벌어지면 옆에 있던 자들이 합세하기도 한다. 싸움이 한창일 때면 “음지야!”, “양지야!” 하며 아군의 기세를 돋우기도 하고, “꺽, 꺽” 하며 아군의 위치를 알리기도 한다.

화상을 빼앗긴 자는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고, 피곤한 자는 간혹 농주로 목을 축여가며 싸우는데, 때로는 머리가 터지고 발이 삐는 등 상하는 자가 나오기도 한다. 어느 정도 판세가 기울어지면 양패의 장군이 나와서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이 장군싸움으로 승패가 나는데, 이때에는 마을의 원로가 큰 소리로 승리를 알림으로써 싸움이 끝난다.

때로는 심한 부상자가 생김으로써 끝나는 수도 있다. 승리한 쪽은 “월사, 덜사” 하면서 만세를 부르며 개선한다. 이튿날은 단옷날이라 양 패가 자연스럽게 한자리에 모여 서로 사과도 하고 위로도 하며 하루를 즐긴다.

화기를 누르기 위하여 베푸는 놀음놀이는 경상북도 예천군 예천읍의 ‘청단놀음’의 유래담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이나, 불로써 불을 누르는 화상싸움은 풍수지리설을 믿는, 다분히 주술적 행위전승의 하나로 보인다. 저전리는 한양조씨(漢陽趙氏)의 동성마을로, 이 놀이는 마을의 안녕과 질서를 위한 협동·단결의 의의도 엿보인다. 1982년이래 다시 복원, 전승되고 있다.

참고문헌

「저전동(苧田洞) 화상싸움」(성병희, 『향토문화』 2, 향토문화연구회,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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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성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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