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국문필사본 · 활자본. 이본으로 필사본 「월성전」이 있다.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계모형 가정소설이다.
전라도 여수 문촌에 사는 황공(黃功)은 간신의 참소를 받아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와 살고 있다. 부인 김씨는 늦게야 딸 월선(月仙)을 낳고, 월선이 10세 되던 해에 홀연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다. 황공은 근처에 사는 박씨를 다시 맞아들인다. 박씨는 위인이 간악하고 교활하며 부덕이 없어 월선을 학대한다. 박씨는 아들 월룡을 낳았는데, 월룡은 어머니와 달리 마음이 어질고 착했다.
이 때 황공의 결백함이 밝혀지자 국왕은 황공을 중국 사신으로 보낸다. 이에 박씨는 황공이 없는 틈을 타서 월선을 사정없이 학대한다. 월룡이 어머니에게 누이를 학대하지 말라고 호소해도 소용이 없었다. 박씨는 월선을 음녀(淫女)로 몰기 위하여 갓난 강아지를 가죽을 벗겨 월선의 이불 속에 넣어 월선이 낙태하였다고 덮어씌운다.
진상을 아는 시비 춘섬은 서울로 올라가 황공이 환국하기를 기다린다. 월룡은 어머니에게 아무리 간하여도 듣지 않으니 월선에게 아버지가 환국할 때까지 피신하여 있으라고 권한다. 이에 집을 나온 월선은 한 노파를 만나 의지하며 살다가 노파의 이종동생의 아들과 혼인한다.
황공이 환국하자 박씨는 월선이 낙태하고 스스로 가출한 뒤 소식이 없다고 말한다. 한편, 서울에 올라가 있던 시비 춘섬이 황공의 환국을 듣고 나타나 박씨의 음모를 폭로한다. 크게 노한 황공은 박씨를 내쫓고 월선을 찾는다.
월룡은 누이를 찾아 헤매다가 월선의 남편이 과거에 급제하고 여수군수가 되어 갔음을 알고 찾아가 누이와 상봉한다. 월룡이 누이 · 매부와 같이 고향으로 가서 아버지를 뵈오니, 황공은 못내 기뻐하고 월선과 월룡의 청을 들어 박씨를 데려온다.
이 작품에서 계모가 전처 소생의 딸을 학대하다가 음녀로 몰아 낙태한 것으로 꾸미는 과정은 「장화홍련전」과 같다. 그러나 계모의 소생을 선량한 인물로 묘사해 놓은 것은 대부분의 계모형 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점이다.
또 계모형 가정소설에서는 으레 시비가 계모와 동조하여 전처 소생을 학대하고 음모를 꾸미는 데 가담하고 있으나, 이 작품에서는 시비 춘섬이 계모의 음모를 폭로하는 결정적인 구실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
작품의 전개에 있어서도 전기성(傳奇性)이나 우연성(偶然性)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모든 문제를 현실성에 입각하여 처리해 놓은 점으로 볼 때, 이 작품은 계모형 소설로서는 가장 현실적으로 쓰인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필사본은 성암문고(誠庵文庫)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