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권 33책. 국문필사본. 「벽허담관제언록(碧虛談關帝言錄)」의 속편이다. 이 작품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일부다처 생활에서 벌어지는 여성간의 쟁총(爭寵)과 갈등을 구성해 놓은 가문소설(家門小說)이다.
이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송나라 인종 때 동오왕 하유(河兪)의 장남 경림(景林)은 벼슬이 승상에 이르고, 부인 진씨와의 사이에 4남 1녀를 두었다. 하승상의 장남 성백(成伯)은 태학사 여현문의 딸 애벽소저와 혼인하여 행복하게 지낸다. 서역에 출전하였던 하경년은 초왕에 봉해진다.
성백이 과거에 장원급제하니, 장귀인의 동생인 장상서가 자기 딸에게 성백을 택서(擇壻)하고자 한다. 하승상이 이에 응하지 않자 장상서는 장귀인을 통하여 황제를 움직여 사혼(賜婚)하도록 하니, 성백이 마지못하여 장소저를 둘째 부인으로 맞이한다. 장부인은 여부인이 먼저 잉태하자 질투하여 낙태시키려다 실패하자, 다시 여부인의 방에 자객을 넣어 남편으로 하여금 여부인의 정절을 의심하게 한다.
장씨의 음모는 날이 갈수록 극악해져 장귀인을 통하여 여부인의 음행(淫行)을 황제에게 아뢴다. 황제는 여부인을 궁중에 가두고 음행여부를 살피도록 한다. 장귀인은 황제를 움직여 여추밀을 하옥하도록 하고 여부인을 빨리 죽이도록 한다. 여부인은 오상궁과 태자비의 도움을 받아 연못에 투신자살한 것처럼 꾸며 놓고 제나라로 피신한다.
성백은 시비들의 밀담을 듣고서 여부인을 모해한 장본인이 장부인임을 알고, 시비와 자객에게서 자백을 받아 황제에게 상소한다. 황제는 장귀인을 본궁에 가두게 하고 장부인은 친정으로 내쫓게 한다. 태자비가 여부인의 생존을 황제에게 알리니, 황제는 하승상을 불러 여부인의 생존을 알린다. 유배가 풀린 여추밀이 제나라에서 여부인을 데려오고 성백은 여부인과 상봉한다.
성백의 사촌 성경(成慶)은 뱃놀이를 하다가 배가 뒤집혀 익사 지경에 이르나 윤성화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성경은 상경하다가 우연히 임환의 딸 옥화를 만나 인연을 맺는다. 성경은 자기를 구출해준 윤참정의 딸과 먼저 혼인하고, 윤참정의 주선으로 임소저와도 혼인한다. 임부인은 윤부인보다 아래임을 한탄하여 윤부인을 모해하기 시작한다.
성경은 임씨의 농락에 넘어가 윤부인을 박대하고 결국 폐출하여 유배보낸다. 윤부인은 적소로 가던 중 도적을 만나 도망가다가 봉림원 도고의 도움을 받는다. 윤부인은 도고의 분부를 받고 선약을 가지고 하부(河府)로 가서, 병에 걸려 위급한 지경에 빠져 있는 성경을 구한다. 성경은 진상을 알고 임부인을 하옥한다.
하경화의 딸 월염소저가 정문현과 정혼하였는데, 황제가 급제한 정문현을 양영공주의 부마로 삼으니, 하부(河府)에서 예물을 정씨의 집으로 돌려보낸다. 정부마가 하소저를 잊지 못하여 병에 걸리자, 황제가 할 수 없이 하소저와 결혼하게 한다. 정부마가 하소저를 취하여 금실이 좋으니, 양영공주가 시기하여 하부인을 궁중에 가둔다.
하부인은 양영공주가 탄 독약을 먹고 연못에 버려지나, 능운도고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정부마는 공주를 멀리하고 산수를 찾아 행방을 감춘다. 황제는 궁녀를 문초하여 양영공주의 악행을 알고, 공주를 폐하고 서인으로 삼아 본궁에 들여 앉힌다. 공주가 정부마를 욕하다 죽으니 황제는 정문현에게서 부마도위의 임명장을 환수하고 한림학사 금문사인을 제수한다.
전편 「벽허담관제언록」은 오왕 하유의 장남 경림을 비롯한 8자녀의 남혼여가(男婚女嫁)에서 전개되는 여성간의 쟁총과 갈등에 관한 내용이다. 후편인 이 작품은 승상 하경림의 장남 성백을 비롯한 3남 1녀의 혼인과 하승상 7제(弟) 3매(妹)의 자녀들의 혼인과 그들의 일부다처 생활에서 벌어지는 여성간의 쟁총에 관한 내용이다. 따라서, 전·후편은 구조도 동일하고 주제도 같다.
그런데 전편에서는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이 두드러졌으나 후편에서는 윤부인이 도고가 준 선약을 가지고 위독한 하성경을 고쳐주는 것 외에는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이 그렇게 눈에 뜨이지 않는다. 그리고 후편에서는 전편에서와 같은 여성들의 성(性)의 문란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두 대목에서 하공자를 흠모하여 그의 방에 들어갔다가 질책을 받고 스스로 물러 나오는 정도이다. 전편에서와 같이 여성간의 쟁총에서 오는 음모담을 수없이 되풀이하여 지루한 느낌을 준다. 장서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