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허담관제언록 ()

고전산문
작품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작품/문학
창작 연도
18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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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벽허담관제언록」은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하씨선행후대록」으로 이어지는 2부작 연작 소설의 1부로, 북송 연간 장자 경림을 비롯한 승상 하유의 11남매의 혼인 과정과 그 후에 전개되는 가정에서의 다양한 갈등과 음모를 다룬 연작형 가문소설이다.

정의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국문 필사본. 현재 21종의 이본이 확인되며 이 가운데 18종은 낙질본으로 완질본에는 장서각본(26권 26책), 이대본(19권 19책), 규장각본(30권 25책)이 있다.

이본 연구에 따르면 선본은 이대본으로, 서사적 측면과 서술적 측면에서 가장 상세하고 등장인물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고 평가된다. 또한 규장각본은 경향적 측면에서 이대본과 비슷하나 다만 여러 장면의 생략, 축약, 순서 교차를 한 것이 특징적이며, 장서각본의 경우 다른 이본보다 사건이 훨씬 속도감이 있게 진행되고 도덕성이 강조되어 있다.

「벽허담관제언록」은 연작형 가문소설(家門小說)「하씨선행후대록(河氏善行後代錄)」으로 연결된다.

내용

송나라 인종 때 하 승상의 아들 하유(河愈)는 부인 왕씨와의 사이에서 8남 3녀를 두었다. 맏아들 경림(景林)은 태상경 진영의 딸과 혼인한다. 과거에서 경림은 장원으로, 둘째 아들 경화(景華)는 탐화로 급제하여 각각 한림학사와 홍문직사가 된다. 경화는 각노 사철(謝喆)의 딸과 정혼하나 호부시랑 윤경성(尹慶星)의 딸 교혜(嬌惠)가 그를 보고 반해 혼사를 방해하고자 한다.

윤 소저로부터 사 소저의 뛰어남을 전해들은 설연창(薛延昌)은 그녀를 납치하여 자기와 혼인해 줄 것을 간청하나 사 소저는 목숨을 걸고 이를 거절한다. 사 소저는 천신만고 끝에 설연창에게서 탈출하였으나 다시 도적의 화를 만나 피할 길이 없게 되자 강물에 투신한다. 그녀는 혜원도사(慧遠道士)의 구조로 살아나 비봉산 청운관에서 지내게 된다.

경화는 절강 지방을 다니며 백성을 돌보던 중 사 소저와 다시 만나게 되어 혼인한다. 윤 소저는 하부에 청혼했다가 거절당하고, 다시 부실이 되겠다고 하여 혼인을 허락받는다. 경화가 윤 부인을 멀리하니, 윤 부인은 갖가지로 사 부인을 모해한다. 윤 부인은 딸을 낳고는 자기 딸을 독살하여 그 죄를 사 부인에게 돌리려다가 발각되어 하씨 집안에서 쫓겨난다.

셋째 아들 경현(景顯)은 박혜(朴惠)의 딸을 취한다. 경림이 사신이 되어 장사국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한 소년을 만나 데려오는데, 그는 남장 여인으로 이후 형부상서 영현보의 잃어버린 딸임이 밝혀진다.

넷째 아들 경연(景年)이 장원 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자 영 소저와 정혼한다. 사 소저와 혼인하려다가 실패한 설연창은 다시 영 소저를 탈취하려 하나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는 황제를 움직여 첩녀 왕씨의 딸 숙영공주(淑英公主)와 왕규(王奎)의 딸을 경연과 혼인시키게 한다. 한편, 하씨 집안에서 쫓겨난 윤 부인은 설연창의 주선으로 숙영공주의 오빠인 초왕(楚王)의 총애를 받게 된다. 설연창은 이들과 공모하여 영 부인을 장사 땅에 유배 보낸다. 영 부인은 유배길에 설연창의 납치를 모면하고 소화산에서 외할아버지 임 처사를 만나 그곳에 머문다.

다섯째 아들 경양(景洋)과 여섯째 아들 경한(景漢)이 과거에 급제하여 한림과 직사가 된다. 경한은 유공의 딸과 혼인한다. 둘째 딸 예주(禮珠)는 연왕의 세자빈이 된다. 영 부인이 죽었다는 비보를 들은 경연은 영 부인을 잊지 못해 하며 공주를 박대한다. 이에 공주는 오빠 초왕이 황제가 되어야 부마를 독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첩녀와 초왕을 움직여 역모를 꾀한다. 이때 변방에 변란이 있어 영 상서와 경연이 출정하였는데, 초왕이 이들을 무고(誣告)하여 하유, 사철이 하옥된다.

한편, 혜원도사의 구원으로 살아나 도술과 병법을 익히고 있던 영 부인은 이 소식을 듣고 황제 앞에 나아가 출전을 자원한다. 영 부인은 숙영공주가 보낸 자객을 잡아 초왕의 무고를 밝혀내고 역도를 평정한다. 공주가 북노 경윤과 결탁하여 중원을 치려 하니, 경연이 대원수가 되어 난을 평정한다. 황제는 경윤을 참하고 공주에게는 사약을 내려 자결하게 한다.

여섯째 아들 경한은 각노 노주진(盧柱鎭)의 딸 요주 · 요하를 취한다. 일곱째 아들인 경안(景安)과 여덟째 아들인 경희(景熙)가 급제하여 한림학사와 한림수선이 된다. 경안은 위왕의 딸과 혼인했으나 금실이 좋지 못하고, 소 원수의 딸을 두번째 부인으로 맞는다. 위왕의 손녀 교염군주(嬌艶郡主)가 경안을 연모하여 황제를 움직여 경안에게 혼인할 것을 명하게 한다.

경안이 소 부인을 편애하자 군주는 소 부인을 모함하여 유배시키고 자객을 보내어 그녀를 죽이려고 한다. 삼도순찰사로 나갔던 경안이 자객을 잡아 문초하니 모든 사실이 드러나, 황제는 교염군주를 교살하게 한다. 유배당했던 소 부인이 돌아오고, 이후로 하씨 집안은 다복하게 지낸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온양 정씨(1725-1729)가 필사한 「옥원재합기연」의 기록으로 말미암아 18세기에는 창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승상 하유가 11남매를 혼인시키는 과정과 혼인 후 전개되는 가정의 갈등과 음모를 다룬 가문소설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들은 대체로 두 개의 대조적인 계층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계층의 인물은 의식구조 면에서나 행동적인 면에서 퍽 온건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전통적인 기존 질서를 파괴하지 않고 그것을 헐지 않음을 생활 방편으로 삼는다. 국가에는 충성으로 보답하고 가정에서는 효를 앞세운 순종이라는 미덕을 따른다. 이들은 모든 것을 정의에 따라 해결하려 하며 성실하고 진실되게 생활하려 하는 계층이다. 하유의 자녀들과 사 부인 · 영 부인 · 소 부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 계층은 기존 질서나 전통적 윤리 따위는 무시하고 자기 자신만을 내세우는 경우다. 현실이란 자기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활하기에 불편한 예교나 도덕과 같은 것은 머리에 두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들은 자기 앞의 이해 관계나 육욕에만 신경을 쓸 뿐 다른 것은 안중에 두지 않는 근시안적인 계층이다. 설연창 · 숙영공주 · 윤 부인 · 초왕 · 교염군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작자는 이러한 서로 다른 두 계층을 대조시킴으로써, 사람은 인간적인 바탕을 상실하지 않을 때 보다 더 성장할 수가 있다는 것과 그렇지 않고 분수에 넘치는 욕심스러운 일을 저질렀을 때 파멸에 부닥치게 된다는 것을 교훈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참고문헌

단행본

김기동, 『한국고전소설연구』(교학사, 1981)
김진세, 「벽허담관재언록」(『국학자료』 17, 장서각, 1974)
문화재관리국, 『벽허담관제언록 제1-3』(문화재관리국 장서각 사무소, 1980)

논문

코뱌코바 울리아나, 「「벽허담관제언록」 이본 연구-완질본을 중심으로-」(『古小說 硏究』 30, 한국고소설학회, 2010)
코뱌코바 울리아나, 「「벽허담관제언록」 연작 연구」(韓國學中央硏究院 韓國學大學院 박사학위논문, 2011)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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