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문에 따르면, 저자 정진건(鄭鎭建: 1844∼1886)의 자는 맹중(孟中)이고 호는 경헌(褧軒)이다. 본관은 연일(延日)로 고려 말 명신 습명(襲明)의 후손이다. 경상북도 영천 출신의 유학자로, 대대로 영천에 살면서 학문과 독실한 행의(行誼)로 이름이 있어 사림의 추중(推重)을 받았다고 한다. 평생토록 학문에 전념하다가 4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저자가 세상을 떠난 지 43년이 되는 1929년에 영천 지방의 사림이 발의하여 그의 유서(遺書)를 수집하여 발간하게 되었다.
목판본(28.3 x 19.6cm), 8권 1책. 소화 4년(1929) 경상북도 영천(永川)에서 간행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유학을 공부하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지침이 될 만한 내용들을 여러 책들에서 가려 뽑아 자기의 글로 구성한 것이다. 제목을 ‘한어(閒語)’라 한 것은 겸사이다. 내용은 ① 소자학(小子學) ② 독서(讀書), ③ 가도(家道), ④ 가범(家範), ⑤ 궁행(躬行), ⑥ 조양(調養), ⑦ 동산(東山), ⑧ 홍범설해(洪範說解)로 구성되어 있다. ‘소자학’ 편은 어렸을 때부터 닦고 익혀야 할 기본 소양에 관계괸 내용이며, ‘동산’ 편은 주로 천지 자연의 이치를 이끌어 인간이 사는 도리를 논한 것이다. 소자학으로부터 동산까지 앞의 일곱 가지가 주로 개인의 수신에 관계된 것이라면, 뒤의 홍범설해는 치국의 도리로는 홍범만한 것이 없다고 보아 이에 관한 자가(自家)의 해석을 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홍범설해는 비록 간략하기는 하지만 「홍범」에 대한 주해로 손색이 없다.
다양한 내용을 갖추지 못하였지만, 종래에 나온 여러 수신서(修身書)의 대열에 낄 수 있는 것으로 연구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