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경(聖傷經)』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 죽음을 묵상(黙想)하는 한국 천주교회의 신심묵상서(信心黙想書)로 일상생활에서 원수를 사랑할 정도로 애주극기(愛主克己)할 것을 강조한다.
1886년 한국 천주교회의 성서활판소(聖書活版所)가 일본 나가사키로부터 서울로 옮겨온 직후 이곳 활판소에서 간행된 서적으로 제7대 조선대목구장(朝鮮代牧區長) 블랑(Blanc, 白圭三, 요한, 1844∼1890) 주교가 감준하여 초간본을 간행했으므로, 블랑 주교가 저술 작업에 일정하게 관여하였을 것으로 본다.
1886년 간행. 크기 11.6×18.6㎝. 총 69장. 초간 이후 1900년, 1908년, 1915년에 다시 간행되었다. 현재 한국교회사연구소에 소장되어 있다.
내용은 서문과 본문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서문에서는 “신자들로 하여금 수신(修身)의 한 방법으로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극기(克己)하며 공부하는 가운데 영적인 즐거움을 얻게 한다”는 이 책의 저술 목적을 밝혔다. 본문에서는 1일부터 30일까지 그날의 묵상 내용이 제목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그리스도교가 예수님의 고난 가운데 세워진 종교였으며, 성인들의 순교(殉敎)로 후대에까지 전해져 내려온 고통(苦痛)의 종교임을 말하면서, 이러한 고통은 하느님께서 특별히 인간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허락하신 것으로, 인간은 고통의 체험을 통하여 겸허하게 하느님을 숭상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과 일치하려는 원의(原意)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성상경』은 조선 말기 천주교박해 시기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과도기의 묵상서로서 개인의 죄악과 십자가의 무게를 강조하여 신자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이해하고 그리스도 중심의 신앙관을 확립하게 하였으며, 믿음은 물론 자신의 수양을 강조한 종교서적으로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