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 시기가 명확하지 않은 원구형 석조 부도 1기로, 1999년 11월 20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백련사는 고려시대 원묘국사가 백련결사를 일으킨 역사적 전통이 있는 사찰이며, 또한 고려시대 8대국사를 배출한 학풍과 종풍이 동시에 깃든 사찰이다.
사리의 주인공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고 있어 자세한 건립경위는 알 수 없으나, 백련사가 고려시대 학풍과 종풍이 동시에 깃든 유서 깊은 사찰임을 미루어볼 때 백련사에서 주석했던 어느 고승의 입적 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부도는 네모난 기단 위로 원구형의 탑신을 올린 모습이며, 전체 높이는 293㎝, 기단 높이 111㎝, 탑신 높이 72㎝, 옥개석 높이 110㎝, 탑신 너비 79㎝이다. 여러 개의 장대석으로 부도 주변을 구획하고 그 중앙에 3단의 기단부를 올렸다. 기단부 구성은 4각형의 돌을 3단을 겹치게 하였는데, 기단 하대석은 사각형으로, 각 면에 아무런 조식이 없다. 기단 중석은 각 면을 2구로 구획하여 미미한 안상을 새기고 중앙은 탱주 대신 큰 연주문 3개와 그 사이에 아주 작은 구슬장식 2개씩을 끼웠다. 중석 상면에는 16엽의 복련과 미세한 연주문으로 사방을 엷게 조식하였다. 기단 상대석 역시 정사각형으로, 각 면을 2구로 나누고 중앙에 우주를 모각한 후 그 양편에는 아주 엷은 안상을 나타냈다. 탑신은 원구형이며 상단쪽 사방으로 연꽃무늬를 둔 구슬띠[連珠文]를 새겨 놓은 특이한 기법을 표출하고 있다. 옥개석은 8각인데 낙수면이 급경사하며 우동마루가 뚜렷하나 귀꽃이 없어 밋밋하게 처리하였다. 상륜부는 1석으로 연결하였는데, 노반ㆍ복발ㆍ앙화ㆍ보주 등이 형식적이나마 표출되었다.
이 부도는 백련사에서 연대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양식적으로도 특이한 기법을 보이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많은 국가유산으로서 경내에 잘 보존되어 있다.
이 부도는 전통적으로 내려온 8각원당형에서 변형된 양식을 나타내고 있는데, 8각의 옥개석 외에는 모두 8각이 아니라는 점, 방형의 기단부와 원형에 가까운 원구형이 그 예이다. 특히, 탑신이 원구형이고 상단쪽 사방으로 연꽃무늬를 둔 구슬띠[連珠文]를 새겨 놓은 특이한 기법을 표출하고 있어 우리나라 부도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