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월당 김부륜(金富倫, 1531∼1598)은 퇴계이황(李滉)의 문인으로 지방교육 진흥에 힘쓰고 후진을 양성조선 중기의 학자이다. 김부륜의 아들 김령(金坽, 1577∼1641)은 호가 계암(溪巖)으로, 뛰어난 학식을 가진 조선중기의 문신이다. 현재 이 가문에는 1,500여 점의 전적과 고문서가 소장되어 있는데, 이 중 2종 9책의 전적과 177매의 고문서가 2000년 12월 4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전적은 『설월당유고(雪月堂遺稿)』, 『계암일록(溪巖日錄)』등 2종 9책이며, 고문서는 설월당 부자와 관련한 교지(敎旨) · 교첩(敎牒) · 유지(有旨) · 시권(試券) · 분재기(分財記) · 호구단자(戶口單子) · 제문(祭文) · 간찰류(簡札類) · 혼서(婚書) 등 177매가 있다.
김령의 『계암일록』은 본래 ‘일록(日錄)’이라는 표제로 되어 있으며, 그 구성은 전8책으로 계암의 나이 27세 때인 1603년(선조 36) 7월 1일부터 65세로 별세하던 1641년(인조 19) 3월 12일까지를 담고 있다. 부분적으로 빠진 날짜가 있기는 하나 거의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현존하는 『일록』을 살펴보면, 1책은 계묘(癸卯, 선조 36, 1603) 7월 1일∼경술(庚戌, 광해 2년, 1610) 10월 1일, 2책은 경술(庚戌, 광해 2, 1610) 10월 8일∼병진(丙辰, 광해 8년, 1616) 4월 21일, 3책은 병진(丙辰, 광해 8, 1616) 4월 22일∼임술(壬戌, 광해 14년, 1622) 12월 30일, 4책은 계해(癸亥, 인조 1, 1623) 정월 1일∼정묘(丁卯, 인조 5년, 1627) 2월 16일, 5책은 정묘(丁卯, 인조 5, 1627) 2월 17일∼신미(辛未, 인조 9년, 1631) 10월 7일, 6책은 신미(辛未, 인조 9, 1631) 10월 8일∼을해(乙亥, 인조 13년, 1635) 11월 2일, 7책은 을해(乙亥, 인조 13, 1635) 11월 3일∼기묘(己卯, 인조 17년, 1639) 8월 27일, 8책은 기묘(己卯, 인조 17, 1639) 9월 1일∼신사(辛巳, 광해 19년, 1641) 3월 12일 등이다. 현존하는 필사본 8책은 계암 자신이 직접 쓴 수고본(手稿本)은 아닌 것 같다. 우선 필체가 여러 종류로 되어 있어 한 사람의 글씨체로 보기 어렵고, 또한 내용 중 빠진 부분은 결(缺), 차하결(此下缺)이라는 세주(細注)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아 전래의 초고본을 계암 후대에 개서(改書)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들은 조선시대 사족의 생활 모습과 향촌사회의 실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이다. 특히, 『계암일록』은 김령이 40여 년간 초야에 묻혀 살면서 기록한 일상의 생활일기로, 선조 때부터 인조 때까지의 중앙과 지방의 구체적인 실상을 소상히 기록해 놓아 17세기 전반 재지사족의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